대만·반도체·광물 대응.. 中 전방위 압박하는 美

      2023.09.20 15:37   수정 : 2023.09.20 15:37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이 대만의 방어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미국의 반도체법 혜택이 중국에 가지 않도록 제한한 가드레일 규정이 곧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광물 수출금지에 대해서는 중앙아시아 5개국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이익이고, 반도체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이며, 광물은 중국의 전략 무기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전방위 대응으로 읽힌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미라 레즈닉 국무부 지역안보 담당 부차관보는 19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의 ‘대만과 국방 협력 청문회’에 출석, “우리는 향후 수개월, 수년 동안 대만의 방어와 억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대만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 완전히 집중하고 있다”면서 “전례 없는 속도와 긴박감으로 대만의 방어 역량을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만에 거의 60억달러에 달하는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며 “우리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가능한 한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라이 래트너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군사, 외교, 경제적 압박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면서 “중국 지도부는 아직 군사력 사용을 단념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같은 날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의 반도체법 1년 평가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이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을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서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의 양산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어떤 기업이든 우리 수출 통제를 우회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찾을 때마다 우리는 조사한다”면서 “(반도체법 가드레일은) 수주 내로 완성될 것이며 지원금의 단 1센트도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는 데 도움 되지 않도록 바짝 경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상무부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반도체의 성격과 화웨이가 해당 반도체를 확보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C(Central Asia의 이니셜)5+1’ 정상회의를 처음 열고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 리스크에 대응할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중국은 8월부터 차세대 반도체에 쓰이는 희귀 광물로, 자국이 전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에너지·환경 분야를 담당하는 호세 페르난데스 차관은 지난 18일 자국 정부 및 민간 관련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요 광물에 대한 투자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반면 중국은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은 미국이 중국과 관련한 언급을 한 당일 막심 레셰트니코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과 베이징에서 중·러 경제무역협력 분과위원회 제26차 회의를 열고 양국 경제무역 협력 심화에 중지를 모았다.

아울러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모스크바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 잇따라 회동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이와는 별도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의 방중 이후 고위급 대화의 연결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은 전날 미국 뉴욕에서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부장관 대행을 만나 양국 관계와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이 자리에는 셰펑 미국 주재 중국 대사도 참석했다.

양국 외교차관 회동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외교부장의 몰타 회동에 이어 이틀 만이다.

한정 국가 부주석도 18일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따로 회담했다. 이어 19일에는 존 케리 미 기후변화 특사와 만나 소통 강화와 협력 심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 외교·안보 라인이 잇따라 회동한 점을 고려할 때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고, 이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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