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출 이자 힘겹다면 갈아타세요’…연말 대환 플랫폼 생긴다

      2023.09.25 12:00   수정 : 2023.09.25 12: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이르면 올해 말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대출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주거 목적으로 빌린 오피스텔, 단독·다세대 주택의 전세자금 이자 부담도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조치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5%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더 키울 수 있는 만큼 증액용 대환은 막을지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가 소비자의 주거비용(이자부담)을 줄이고자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모든 주택 전세대출을 ‘간편하게’ 갈아탈 수 있는 대환 대출비교 플랫폼을 올해 말까지 구축한다고 25일 밝혔다. 금융소비자는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19개 대출비교 플랫폼과 22개 금융회사 앱을 통해 손쉽게 보다 낮은 금리 상품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신용대출 대환으로 이자부담 총 300억 줄어
금융위는 지난 5월말 '한 번의 클릭'으로 보다 낮은 신용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대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인프라 구축 후 약 100일이 지난 9월 15일 기준 총 6만7384건의 대환대출이 이뤄졌다. 1조5849억원의 대출이 더 싼 금리를 찾아 움직이면서 소비자들은 총 300억원 이상의 이자를 절감했다. 평균 이자절감 폭은 1.5%p다.

6월 말 기준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238조원이다. 연말께 대환대출 인프라가 갖춰질 주담대와 전세대출 잔액을 합치면 총 1173조원에 달한다. 금융위는 대출규모가 약 5.5배에 달하는만큼 보다 큰 이자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보금자리론 등 정부 재원을 활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경쟁을 촉진해 주거비용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금융위는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부분 무주택자라는 점에 착안해 정책을 설계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세대출 차주가 누릴 수 없었던 대환대출 경쟁을 최초로 도입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업무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대출 대환 비교 서비스를 중심으로 영업해 온 핀테크사도 규모가 더 큰 주담대·전세 대출을 취급해 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핀테크사가 플랫폼 중개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수료율은 공시된다.

대출 상품 검색은 앱으로, 심사·승인은 은행 가야

대출을 갈아타는데 10~15분이 걸리는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전세 대출은 더 싼 금리의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은행 점포를 방문해야한다. 대출 심사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출 승인에만 영업일 기준 최소 2일에서 1주일이 걸린다.주담대의 경우 부동산원 등을 통해 매주 시세를 알수 있는 아파트만 대상이다. 최신 시세 정보가 없는 단독주택, 오피스텔 등은 이번 인프라 구축에서 제외됐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중도금 대출과 잔금대출도 이용할 수 없다”며 “특정 단지 특정기간에 이뤄지는 집단 대출의 경우 집단대출 과정에서 이미 금융기관간 경쟁이 벌어져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IT역량이 부족한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의 상품도 제외됐다. 수천개에 달하는 지점의 각종 대출상품의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책 자금인 보금자리론 상품도 검색할 수 없다.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넘어선 대출을 받은 차주는 대환대출이 불가하다. 은행 40%, 제2금융권 50%인 DSR 규제 이상의 대출을 끼고 있다면, 현재 부채를 상환하기 전엔 인프를 이용할 수 없다. 금융위가 대상을 제한한 이유는 주담대·전세대출 대환 인프라가 가계대출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대환 대출을 통해 차주가 보다 많은 빚을 내 무리하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국장은 “2전보다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보다 많은 이자를 내면서 대출 잔액을 증액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DSR 규제를 피해가며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경우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리스크 등을 고려해 대출금을 늘리기 위한 대출이동은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빈번한 갈아타기를 제한하고 금융회사별 월별·분기별 취급액도 유연하게 조정할 방침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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