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 8강 가야지!"… 황선홍호, 27일 키르기스스탄과 한판
2023.09.26 18:19
수정 : 2023.09.27 00:12기사원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합류했고, 와일드카드 선수들은 이미 팀에 녹아들었다. 어느 정도 완벽한 팀 전력을 꾸렸다. 지난 24일 열린 바레인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황선홍호는 3-0 승리의 결과 외에도 많은 것을 수확했다.
그중에서도 바레인이 펼친, 앞서 상대한 두 팀보다 한 차원 높은 '두 줄 수비'를 제대로 공략해낸 점이 인상적이다.
사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한국을 상대로 정면 대결을 시도할 팀은 많지 않다.
황선홍호는 앞선 3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치를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4경기 모두에서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전략으로 나서는 팀을 상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바레인도 마찬가지였다. 최대한 덜 실점해 조 2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황선홍호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전반전에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후반전에 3골을 허용하며 밀집 수비를 무력화했다. 이한범(미트윌란), 백승호(전북), 고영준(포항)이 연속골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황선홍호의 대회 3연패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강인은 동료들과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박진섭, 백승호(이상 전북), 설영우(울산) 등 와일드카드 선수들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황선홍호에 녹아들었다. 주장 백승호는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후반 19분 투입된 송민규(전북)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16강 대진은 모두 완성됐다. 한국-키르기스스탄이 맞붙고, 반대편에서는 중국과 카타르가 격돌한다. 중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어떤 팀이 이길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의 홈이라는 것을 고려하고 최근 중국의 분위기가 상당하다는 것 또한 감안하면 한중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북한은 우리와 맞붙었던 바레인과 16강전을 갖고, 일본은 미얀마와 16강전을 갖게 된다.
참고로 한국과 일본은 대진표상 결승전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만나지 않는다. 북한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계 상대는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사우디 등 중동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16강전 이후부터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 수 없다. 특히 8강전 가능성이 높은 한중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고비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5년 전에도 8강이 최대 고비였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을 8강부터 맞닥뜨렸다. 이 8강전은 그야말로 혈투였고, 2018년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최고의 명승부였다.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해트트릭을 폭발했는데도 김학범호가 정규시간에는 승부를 가리지 못할 정도로 우즈베키스탄의 반격이 거셌다. 황의조가 연장전 후반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마무리하며 어렵게 승리를 챙긴 바 있다.
황선홍호는 27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진화에서 16강전 상대인 키르기스스탄과 맞붙는다. 어려운 상대는 아니지만 우선 키르기스스탄을 넘어야 금메달이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