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은 뒷전, 싸움질만하는 정치권에 보내는 밥상머리 민심의 '싸늘한 경고'

      2023.10.02 16:18   수정 : 2023.10.02 1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 정치권을 바라보는 밥상머리 민심은 여전히 싸늘했다. 영세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서민층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으로 민생경제는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연일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에 대해선 사실상 '낙제점'을 줬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회복과 민생안정 등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로지 집권여당과의 정쟁에만 몰두하는 야당에 대한 실망감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내년 총선 전망과 관련해선, 현 민심은 여야가 민생은 뒷전인 채 마주오는 폭주기관차처럼 외나무 혈투에만 몰두하는 데 대한 정치혐오증으로 어느 한 쪽의 압도적인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 관련기사 2면
2일 본지가 추석 연휴 나흘간 전국 민심을 직접 취재한 결과, 여야를 막론하고 민생안정을 팽개치고 정쟁과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현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고창에 사는 정모씨(60)는 "정치권이 제발 쓸데 없이 경제적, 시간적, 감정적 낭비를 하지 말고 제발 본연의 책무인 민생현안에 관한 입법활동에 진력했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특히 나날이 치솟는 물가는 민생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외식 품목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0으로 전년 대비 5.3% 올랐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4%보다 1.8%p 높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공무원 정모씨(28)는 "무엇보다 물가가 너무 높다"며 "어머니 말로는 IMF 때도 물가가 높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번 추석 때는 어머니도 물가가 너무 심하다고 할 정도다. 물가가 너무 높으니 월급이 올라도 실질적인 임금은 줄었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내년 총선이슈는 추석 밥상머리에서도 뜨거운 관심사였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지 정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라긴 하지만, 현재 민심이반을 초래한 '극과극 대립' 상황을 감안할 때 예측불허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서모씨(31)는 "주변을 보면 (여야의) 지지세가 반반이 돼 간다"며 "무조건 민주당을 찍는다는 이들도 여전히 있지만,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성향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부산이 거주지인 직장인 최모씨(40)는 "앞선 총선에서는 탄핵 정국 이후 무엇이라도 바꿔보자는 열망이 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나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무능한 정부 여당과 대안도 내놓지 못하는 야당이 비등한 결과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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