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사업장에 '산소 호흡기' 달아준 정부..업계선 "단기 디폴트 리스크 억제 효과 그쳐"

      2023.10.03 14:33   수정 : 2023.10.03 14: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이 21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 공급이란 '산소 호흡기'를 달아줬지만 이는 근본적인 리스크 해소 방안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반등과 사업성 개선 없이는 단기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억제하는 효과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9월 26일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의 PF 자금지원 방안이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통해 내놓은 PF 사업장의 자금 조달 방안은 △PF대출 보증 확대 △PF 단계별 사업성 제고 △PF 정상화 펀드 확대 등이다.

최근 부동산 사업장에서 자금 경색으로 착공·분양이 급감하고 공기 지연·분양대금 유입 단절로 공사비가 부족해지면서 준공·입주도 지연되자 주택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집값이 뛰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PF 사업장에 21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투입, 주택 공급 부족 우려를 해소하고 PF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경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규모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하고 PF 대출 보증의 대출 한도를 총 사업비의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

PF 대주단 협의체를 통해 부실 사업장의 사업 재구조화를 진행하고 브릿지론 및 착공 전 본 PF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PF 정상화 펀드도 기존 1조1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한다. 캠코가 조성하는 1조1000억원 규모 펀드에 추가로 금융업권에서 1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부실 사업장에 '산소 호흡기'를 달아준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사업장의 사업성 개선과 부동산 경기반등 없이는 PF 부실 사업장 리스크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공급 감소의 원인은 자금이며 자금 시장이 경색된 것은 사업 수지가 악화되었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으로 사업 수지 개선 없이는 공급 재개가 어렵다 보니 결국 공적 보증 기관의 PF대출 보증 확대책에 기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아파트와 상업용 부동산 등 비주택 부문이 이번 대책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PF 리스크는 아파트보다 비아파트와 상업용 부동산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고 비교적 취약한 대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아파트 외에 기타 주거, 물류창고, 지식산업센터, 상가 등 비주택에 높은 익스포저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대주단 협약으로 만기 연장 중이지만 연말로 갈수록 사업성이 낮은 현장은 만기 연장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지원 대부분이 주택에 치중돼 있는데다 대주단 협약 사업장도 대부분 주거시설에 집중돼 있어 향후 PF 리스크가 현실화된다면 비주거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는 "결국 PF 대출에 대한 리스크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결국 해당 사업장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이를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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