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보험’부터 국내 1호 '트랜스포밍 보험'까지...이색 미니보험 릴레이 펼치는 보험사들

      2023.10.13 05:59   수정 : 2023.10.13 0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보험업계가 최근 일상생활 속 고객에게 꼭 필요한 보장만 구성한 미니보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성비 있는 상품을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어 편리하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익 다변화를 추구할 수 있어 미니보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8월 출시한 생활밀착형 보험서비스 플랫폼 '앨리스(ALICE)'에서 17종의 미니보험 상품을 독점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빌런 보험’의 경우 악당을 의미하는 ‘빌런’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개념의 상품으로, 직장인보험과 청소년보험으로 구성됐다.

직장인보험은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성인질환에 초점을 맞췄다.
간경변증과 원형탈모, 통풍, 대상포진 등 직장인들에게 빈발하는 질병들에 대한 진단비를 보장한다. 스마트기기와 컴퓨터 관련 질환에 입원비(1일당 1만원)와 수술비(연간 1회 한)에 더해 소화기관 양성종양 진단비 담보도 포함했다.

청소년보험은 갈수록 늘어나는 학교폭력 피해는 물론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에 대한 치료보장이 핵심이다. 기존 자녀보험이 있어도 응급실내원비와 골절진단비를 중복 보장하고, 스쿨존내교통사고 위로금과 다쳐서 생긴 흉터 복원 수술비 등의 담보로 이뤄졌다.

하나손해보험도 업계 최초로 해외폭력상해피해 시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하는 ‘하나 해외여행보험’과 ‘하나 해외유학·장기체류보험’을 소개했다. ‘해외폭력상해피해 변호사선임비’ 특약에 가입 시 해외여행 또는 체류 중 타인에 의한 물리적 폭력으로 상해를 입어 재판을 진행할 때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체류기간이 짧은 여행객이나 입국이 예정되어 있는 유학생들도 국내 입국한 이후 형사소송이 진행되더라도 해당 특약을 통한 보장이 적용된다. '하나 해외유학·장기체류보험'은 유학생뿐만 아니라 주재원, 워킹홀리데이 등 가입대상을 확대했으며 체류기간이 연장될 경우 해외현지에서 재가입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화재는 삼성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인 '모니모'를 통해 자전거 라이딩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미니자전거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자전거상해 사망후유장해 △상해 종합병원 입원일당 △자전거사고 벌금·변호사선임비용·교통사고처리지원금 등을 기본으로 담보한다. 인터넷전용보험으로 보험기간은 1개월이며, 자동차와의 사고로 발생한 자전거 수리비용 중 본인부담액에 대한 보장도 업계 최초로 내놨다.

캐롯손해보험은 국내 최초로 ‘트랜스포밍 보험’ 개념을 도입한 ‘스마트온(ON) 레저상해보험’을 선보였다. ‘트랜스포밍’이란 한 가지 보험으로 필요할 때마다 담보를 변경하며 다양한 종목별 보험을 가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는 상품을 의미한다. 이를 기반으로 출시된 '스마트온 레저상해보험'은 필요할 때만 켜는 스위치의 개념을 탑재했다. 예를 들어 오늘은 골프를 치고 내일은 등산을 한다면 그때마다 스위치를 켜서 원하는 레저활동 18가지 종목 중 하나를 선택, 새로운 종목의 보험에 가입하는 셈이다.

해당 상품은 종목별로 차등화된 보험료를 제시하기에 레저활동에 따라 각기 다른 보험료가 산출되며 자동차, 대중교통 등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레저활동을 다녀오는 동안 발생한 상해를 보장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레저활동 중 상해사망, 후유장해 시 최대 1억원을 지급하고 골절로 진단된 경우 진단금 10만원을 지급(치아파절 제외)한다. 직접 운전을 하며 레저활동을 떠나는 경우 하루 400원대로 원데이 운전자보험도 추가할 수 있어 별도 운전자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도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전문가들과 보험업계는 미니보험 시장의 부상이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다이렉트 보험 같은 경우 온라인으로 바로 가입할 수 있어 젊은 세대의 수요가 집중된 데다가 가성비 측면에서 미니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미니보험 출시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서 교수는 "(가입) 기간이 길고 보험료 규모도 커서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는 일반 보험의 경우 보험사 차원에서 설계사를 통해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모집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이 때문에 손보사, 생보사, 온라인 보험사를 가리지 않고 미니보험을 늘리며 수익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니보험은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라기보다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볍게 가입 가능한 보험 상품"이라며 "최근 보험 산업이 디지털화돼가는 추세에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된다면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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