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장관, '근로시간 설문지' 제출 요구에 거부 "왜곡·오해 우려"

      2023.10.12 15:56   수정 : 2023.10.12 15: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2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이른바 '주 최대 69시간' 논란으로 역풍을 맞은 뒤 보완 중인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등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설문지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왜곡되거나 오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 장관은 내년 1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될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유예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감에 출석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설문조사 결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투명하게 설명하고 보완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정부는 1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입법예고했다.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쉴 때는 길게 쉬자는 취지다. 그러나 특정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장시간 근로', '공짜 야근'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보완을 지시하면서 개편안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에 정부는 6월부터 두달 간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최근 출입기자들과 만나 "11월 초에는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은 이날 결과 발표에 앞서 설문지부터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장관은 "설문지 구성과 결과 분석, 제도 개편 방안은 일체로 묶여 있다"며 "(먼저 제출되면) 일부가 왜곡되거나 잘못 오해돼 혼선을 야기할 수 있어 제도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거부했다.

그러면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미치는 파급력과 과거에 있었던 (69시간) 프레임 속에서 이것을 종합적으로 발표 공개해 논의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문가에게 맡겨 제도 개편 방안이 나오면 일체를 다 공개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대로 할 것"이라며 "숨기는 게 아니라 조금만 기다리면 전부 완성된 형태로 국회와 국민에 소상히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장관은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될 예정인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는 노사와 전문가들 의견이 있어 저희도 고민 중"이라며 "저희가 예산이나 인력 등 지원을 많이 했지만 (확대적용 대상인) 83만개 사업장 중 40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지난해 1월27일부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또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되고 있다.
5인 이상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유예기간을 두어 내년 1월27일부터 적용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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