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타결…아랍권 첫 FTA
2023.10.14 21:09
수정 : 2023.10.14 21: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정부가 14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4번째 자유무역협정으로, 협정 발효 후 양국은 전체 품목의 약 90%에 적용되는 관세를 10년 내 철폐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에서 진행되는 한-UAE 통상장관회담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CEPA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은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무역협정의 하나다. CEPA는 상품·서비스 등에서 시장 접근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교류하고 협력을 강화한다는 개념도 포함한다.
우리나라와 UAE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95억 달러(약 26조3133억원)로 16위다. 양국 간 상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해 누계 기준 약 71억 달러(약 9조5807억원)다. UAE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권역의 허브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활동하는 데다, 우리 기업도 지난해 기준 약 178개가 진출해있다.
이번 CEPA협정으로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게 된다. 상품 시장은 전체 품목 중 우리나라 92.8%, UAE 91.2%에 적용되는 관세를 협정 발효 후 10년 내 철폐한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UAE에 수출하는 주력 품목인 자동차·자동차 부품, 냉장고 등 전기·전자 제품, 원동기, 합성수지 등의 관세가 철폐된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개방되는 만큼 UAE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다른 경쟁국 대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기·화장품과 쇠고기·닭고기·신선과일·라면 등 농축산식품도 UAE측 관세가 철폐된다. 우리 농수산물을 중동 지역으로 수출하는 시장을 개척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반대로 UAE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가장 큰 원유는 기존 3% 관세가 10년에 걸쳐 철폐된다. 우리 정유산업 원가 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산업의 주원료인 나프타의 관세도 서로 5년 간 50%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대추·야자 등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품목이 개방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서비스 시장에서는 온라인 게임과 의료서비스, 건설 등에서 그동안 우리가 체결한 CEPA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된다.
원산지 인정 기준은 우리 주요 수출품인 공산품 등의 경우 엄격히 하는 반면 육류나 낙농품 등에서는 엄격히 한다. 공산품과 석유화학 제품 대부분이 해외산 재료나 부품을 활용해 제조된다는 점에서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국내 관련 업계에서 민감한 만큼 역내산 원료를 사용할 때만 원산지로 인정하는 식이다. 원산지 증명은 웹사이트에서도 가능하다. 한류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전반에 보호수단도 확보했다.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서 영화나 음악 등의 저작권과 저작 인접권도 강화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