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마약 단속 인력 늘렸지만 화물·여행자 급증에 '속수무책'
2023.10.15 19:19
수정 : 2023.10.15 19:19기사원문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7월까지 항공여행자의 마약 밀반입 총 92건, 81.945㎏이 적발됐다.
급격히 늘고 있는 마약 밀반입에 비해 세관에서 통관 검사 인력이나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관세청은 세관에 올해 초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을 126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 전국 세관에는 83명이 근무 중이다. 2017(32명)보다 2.6배 늘어난 수치지만 밀반입이 급증하는 탓에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통관 검사 인력은 지난 2019년 105명에서 올해 179명으로 증가했으나 현장 근무자들은 증가한 인원이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늘어난 물량 대비 인력이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화물, 항공 여행자 등이 증가하며 마약 밀반입을 차단할 수 있는 통관·검사 인력 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이나 인프라 차원에서 계속 증원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니 검사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어 마약 밀반입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송화물에 대한 검사율은 지난 2019년 4.4%에서 2022년 1.6%로 크게 줄었다. 지난 2019년 5254만 건이었던 특송화물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억509만 건에 달해 2배나 늘었는데, 검사 건수는 비슷하거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또 컨테이너 등으로 들어오는 일반 화물이나 항공여행자에 대해 무작위로 검사하는 통관 검사율은 2% 내외에 머물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에만 해도 하루 10만명 가까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했지만, 실제로 무작위 검사를 받는 인원은 2000명에 이내에 불과한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국내 마약에 대한 높아진 수요를 반영하듯 하늘길이 열리며 많은 마약이 유입되고 있고, 루트도 발전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수없이 밀려드는 화물과 여행자를 감당할 수 없다면 최신 장비 도입·시스템 구축은 물론 범정부 차원에서 수사기관과 적극적인 정보 공유 등을 통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