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신작정보 유출하는 게임위..."블라인드제도 제대로 알려야"
2023.10.17 16:38
수정 : 2023.10.17 16: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게임물 등급 심의 과정에서 해외 게임 신작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7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게임물 등급 심의로 인해 전 세계에 신작 정보가 공개된 해외 게임이 있다. 해외 유명 게임 웹진에서도 해당 내용이 다뤄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게임은 게임위로부터 사전 등급분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심의 결과가 게임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면서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등급심사 신청 과정에서 업체가 요청할 경우 정보공개 시기를 늦추는 '블라인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를 잘 알고 있지만, 해외 업체는 서비스를 몰라 피해를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 의원은 “비밀리에 진행하던 작품이 공개되는 이런 상황들이 더 이상 해프닝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며 "한국에서만 게임 발매를 늦추는 등 게임 유통사와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블라인드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해서 국내외 업체들이 인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규철 게임위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한 두 번 이런 일이 있었다"며 "블라인드 서비스에 대해 온라인으로 안내하고 있고, 영어 홍보를 하는 등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게임물에 대한 '내용 수정 신고' 관리에 지나친 행정력이 투입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내용 수정 신고 조치는 등급 분류를 받은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선정성이나 사행성 요소가 추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류 의원은 "게임 시나리오 오타 수정이나 글꼴 변경 등을 위해 매해 한 담당자가 500건 이상의 수정 신고 내용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행정력 낭비"라며 "이는 지난해 12월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개선 과제로 내놓은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당초 취지와 달리 업계와 위원회에 부담이 되는 것이 맞다"며 "현재 1년에 3000건이 넘는 신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등급 변경에 영향을 미치는 신고 건수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류 의원은 ”법령 개정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겠지만 불필요한 신고를 줄이기 위해 사례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고, 김 위원장은 ”업계에서도 이견이 있어 게임법이 개정되면 문제가 해결될 듯하다“고 답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