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반응했던 美연준… 가자지구 사태엔 '침묵'

      2023.10.18 18:19   수정 : 2023.10.18 18:19기사원문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즉각 경제적 악영향을 언급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이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전쟁에는 침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경우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감정적인 부분이 많다며 연준 인사들이 특정 진영을 편드는 모양새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매체 CNN비즈니스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연준 인사들이 이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충돌을 놓고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입한 직후인 지난해 2월 24일에 "분명히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있고 이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이번 침공이 세계 및 세계 경제,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러를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이달 7일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하고 다음날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언한 이후에도 말을 아꼈다.

월러는 전쟁 선언 이후 2번째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이번 사태를 언급하고 큰 파급효과로 인해 투자 및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는 한 미 경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비즈니스는 연준 부의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바와 필립 제퍼슨,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총재 역시 지난주 공개 발언 기회가 있었지만 이스라엘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지금 상황은 미 시장과 미국의 파트너들이 어디로 가야할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새로운 사건"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보스턴 연방은행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11일 발언에서 해당 사건을 정책 결정에서 고려해야겠지만 "미 경제는 크기로 보아 국제적인 충격에 훨씬 탄력적이다"고 밝혔다.

CNN비즈니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산유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만약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분쟁을 키워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더라도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미 원자재 시장조사기업 케플러에 따르면 이란의 올해 3·4분기 하루 석유 수출 규모는 140만 배럴로, 전 세계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1.4%에 머물렀다.
반면 러시아는 2021년 기준 세계 2번째 산유국이며 주요 서방국들이 러시아 석유 수입을 금지하자 전 세계적인 유가 상승이 확인됐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제임스 돈 수석연구원은 연준 인사들이 불필요한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말을 아낀다고 지적했다.
돈은 "이번 사태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문제"라며 "연준 인사들이 특정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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