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아르헨, 중국에 손 벌려...대선 앞두고 위안화로 급한 불 꺼
2023.10.19 04:52
수정 : 2023.10.19 04:52기사원문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중국에 더 크게 손을 벌렸다.
중국에서 돈을 빌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상환하기로 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세르지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중국에서 65억달러(약 8조8000억원)를 위안화로 빌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마사 장관은 오는 22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 여당인 중도좌파 페론 연정 후보로 나선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IMF 구제금융 상환 자금을 중국에 의존하기로 한 것이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일대일로 행사에 참석해 이같은 양측 통화스와프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는 20년 만에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 외환보유액이 위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때문에 중국인민은행(PBOC)과 외환스와프 협정도 맺은 상태였다.
아르헨티나중앙은행(CBA)은 지난 4월 180억달러 통화스와프에 처음 접근해 그동안 50억달러 못되는 규모의 위안을 조달했다.
주로 아르헨티나 기업들이 수입대금을 지불하는데 썼다.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부양을 위해 묶어 뒀던 달러를 회수하는데도 이 돈이 사용됐다.
마사는 이날 아르헨티나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추가로 확보하는 65억달러 규모의 위안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마사는 아울러 이 돈은 또한 IMF에서 빌린 구제금융을 '조기 상환'하는데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엄청난 소식"이라면서 "시장을 상당히 안정시키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숨통을 터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르헨티나는 IMF 구제금융 440억달러 가운데 1차로 26억달러를 이달 중 갚아야 한다. 상환이 늦어져 체납이 발생할 경우 가뜩이나 대선을 앞두고 흔들리는 시장이 더 요동칠 수도 있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마사와 함께 주류 우파인 파트리치아 불리치, 비주류인 자유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가 맞붙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밀레이가 다음달 18일 2차 결선 투표에 올라갈 확률이 가장 높다. 마사나 불리치 가운데 한 명이 1차 투표에서 패배할 전망이다. 밀레이가 선전하면서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하이퍼인플레이션(초물가상승)도 시장을 흔드는 요인이다.
아르헨티나의 9월 물가상승률은 138%를 찍었다.
중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을 맞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컨설팅업체 로마노그룹 리서치 책임자인 살바도르 비텔리는 아르헨티나 외환보유액이 채무를 빼면 현재 약 76억달러 적자 상태라면서 중국측 통화스와프 확대가 없었다면 마사가 IMF 상환금 마련을 위해 다른 달러 조달원을 찾아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은 IMF가 채무상환 통화로 수용하는 5개 통화 가운데 하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