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세계 금융시스템 안정 위협"
2023.10.22 18:14
수정 : 2023.10.22 18:14기사원문
2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 반기 '금융안정성보고서(FSR)'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인플레이션 더 오를 수도
연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중동·아랍지역 갈등으로 비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심화하거나 다른 곳에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전세계 시장에 광범위한 부정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들 갈등이 고조되거나 다른 지정학적 긴장이 악화하면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전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공급망과 생산에 오랜 기간 차질이 발생할 경우 그 위험은 더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어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위험감수 약화, 자산가격 하락, 미국을 비롯해 (이들 위험에) 노출된 기업과 투자자들의 손실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연준은 다만 아직은 은행시스템이 전반적으로는 '건전한' 상태라면서 소비자와 기업 역시 고금리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파월 "불확실성 고조"
연준의 지정학적 긴장 경고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준비하고, 이란이 이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본격적으로 투입하면 자칫 이번 하마스와 전쟁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까지 참가하는 중동·아랍전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보고서가 나오기 하루 전인 19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지정학적 긴장을 경고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정학전 긴장이 "전세계 경제활동에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됐다"면서 '높은 불확실성'을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금융불안 고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에는 돈이 안전자산으로 몰려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해 국채 공급이 대거 늘고 있고, 연준까지 양적긴축(QT)에 나서 보유 국채를 내다 팔고 있어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특히 전세계 금리 기준이 되는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9일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뚫기도 했다.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10년물 국채 수익률 급등은 금융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했고, 전세계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다이먼 "수십년 만에 가장 위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14일 실적발표 자리에서 "전세계가 수십년 만에 가장 위험한 시기를 겪고 있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다이먼은 "지정학은 내 생각에 우리가 당면한 이례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해 수많은 문제들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