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대장동 의혹 숨기려 곽상도 부자에 뇌물"
2023.11.08 18:23
수정 : 2023.11.08 18:23기사원문
8일 검찰이 곽 전 의원 부자와 김만배 등 3명을 피고인으로 적시해 법원에 제출한 21쪽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한 부동산특위의 조사 무마, 정치권 및 언론의 의혹 제기 차단, 관련 형사 사건에 있어서 영향력 행사 등 편의 제공을 기대하며 이전부터 논의가 있었던 50억원을 곽병채의 성과급을 가장해 한 번에 지급하기로 곽상도, 곽병채와 합의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 취지 판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대장동 지역 주민들의 대장동 개발 의혹 조사 민원 등을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주게 된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가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뒤 유력 대권 후보로 떠오르자 그의 치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이 홍보되고 LH 사태로 구성된 국민의힘 부동산특위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자료요청과 현장방문이 이뤄지는 상황에, 당시 특위 위원에 위촉된 곽 전 의원의 도움이 직접적으로 필요하게 됐다는 취지다.
또 실제 2020년 12월 대장동 지역 주민들이 성남시에 대장동 개발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고, 2021년 1월 성남지역 언론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상황도 적시했다.
검찰은 아들 병채씨도 곽 전 의원의 뇌물수수에 공모했다고 판단해 그 정황을 공소장에 명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병채씨가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2021년 2월 22일 경 질병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김씨는 "성과급 5억원을 50억원으로 상향해 지급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할 실질적 근거가 없음에도 허위 지급 근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병채씨는 퇴사 시점으로부터 1년6개월 전 진료내역 관련 진단서를 발급받았고, 이후 50억원을 지급받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곽 전 의원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알선수재 혐의 관련 사실관계도 보강해 공소장에 포함했다. 검찰은 김씨가 2014년 11월 곽 전 의원과 대장동 사업에 대해 얘기했고, 곽 전 의원은 이에 "은행이나 금융 쪽에 도울 일 있으면 이야기해라. 필요한 것 있으면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파악했다. 또 '컨소시엄 와해 위기'와 관련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2015년 3월 "하나은행만 끌어오면 사업권을 따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보고를 받은 뒤 곽 전 의원이 직접 김정태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곽 전 의원은 이같은 혐의에 대해 "결정적 자료도 없이 매일 바뀌는 진술만 따라 수사하고 보도하는 건 사람을 죽이겠다는 것"이라며 "하나은행과 관련돼 한 일이 없는데 돈을 달라고 하는 게 논리적으로 성립되느냐"고 반발한 바 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