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 이노션 본부장이 소개하는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2023.11.09 15:22   수정 : 2023.11.09 18:04기사원문

올해 마케팅업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두를 꼽으라 하면 아마 챗GPT일 것이다. 지난해 말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가 등장한 이후 2023년 초부터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엄청난 이슈가 됐고, 업계·학계 할 것 없이 모두가 이 놀라운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지배할지에 관심을 가졌다.

기업들은 앞다퉈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동참하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AI 기업을 인수하고 자체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자사만의 AI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광고업의 관점에서 보면, 생성형 AI에 기반해 콘텐츠나 카피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이미지, 비디오, 사운드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툴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AI를 활용해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하는 대행사도 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광고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2023년에는 챗GPT를 이용해서 만든 시나리오나 AI 기반의 음악 등 생성형 AI 기술로 만든 콘텐츠임을 강조하는 광고들이 자주 눈에 띈다. 남들보다 발빠르게 AI를 도입함으로써 소비자의 호기심 자극은 물론 혁신적이면서도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각종 웹사이트를 오가며 열심히 탐색하던 정보들을 AI와의 대화를 통해 손쉽게 얻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정보를 찾아다녀야 했던 이전과 달리, 생성형 AI는 방대한 정보를 압축해서 제공할 수 있기에, 앞으로 소비자들의 정보 탐색 패턴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생성형 AI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비용이 저렴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사람이 하던 일이 AI로 대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한창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생성형 AI가 허위 정보를 그럴싸하게 제시하고, 저작권 이슈를 가진 콘텐츠를 사용하기도 하며, 기이하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생산한다는 등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에 프리랜서 구직 사이트 ‘파이버(Fiverr)’는 AI가 비즈니스와 업무 수준을 높일 수 있지만, 최종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인간 본연의 재능에서 비롯되는 크리에이티브라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기에 생성형 AI로 만든 제작물에 더 많은 관심이 몰린다. 그러나 기술이 보편화되면 기대감으로 인한 효과는 분명히 떨어질 것이며, 이전처럼 소비자의 공감을 자아내는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생성형 AI에게 명령할 프롬프트를 만드는 것도, AI가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무수히 많은 콘텐츠 중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별하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은 분명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고, 상상 속의 미래를 익숙한 일상으로 만들 것이다. 포털 검색으로 학습하던 정보들을 생성형 AI를 통해 얻고, 알고리즘의 추천 콘텐츠 대신 챗GPT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더 주체적으로, 더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때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푸시(Push) 대신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풀(Pull)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마케팅 이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접근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그들의 삶 속에 동화되지 않는다면 주목도를 높일 수 없기에 그렇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의 생활문화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끊임없는 관찰과 각종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소비자에 대한 높은 이해를 쌓아온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가 올해도 어김없이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를 발간하는 이유는, 우리가 찾아내고 분석한 세상의 변화 흐름이 급변하는 이 시대와 소비자 이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루를 어떻게 즐기고, 어떠한 고민을 하는지, 그리고 일상에서 첨단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깊게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브랜드의 역할을 고민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넓혀가는 일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수없이 많은 현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일군 우리의 경험과 지식이 소비자에게 다가가 길을 찾는 데 작게나마 인사이트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나연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장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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