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난해보다 환율 변동성 적을 것.. 순대외자산국 韓, 환율상승 감내 가능"

      2023.11.09 17:49   수정 : 2023.11.09 17: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 미국(5.25~5.50%)과 한국(3.50%)간 역전 금리차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환율 변동성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 수급 사정이 나아진 데다 우리나라가 순대외자산국임 만큼 환율상승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총괄팀 박병걸 차장·이한새 조사역은 지난 7일 한은 블로그에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도 외환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진단했다.

박 차장은 "최근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덜하고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상황도 나아졌다"며 "환율의 변동성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주요국 주가도 조정을 크게 받았다.
미국 국채금리(10년물 기준)은 7월말 3.96%에서 10월 25일 4.95%로 상승했다. 이런 영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4일 1363.5원에 마감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박 차장은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테마 중 하나가 고금리 장기화"라며 "국채 수급여건 악화와 같은 단기간에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요인 영향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채권의 장기보유에 따른 보상을 반영하는 '기간프리미엄'이 금리상승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왔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보유채권 규모 축소와 재무부 국채발행물량 확대 등 장기국채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게 기간프리미엄 확대로 나타났다는 게 국제총괄팀 추정이다.

박 차장은 "연준이 내년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그 속도가 매우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라며 국채금리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차장은 "미국 금리가 지난해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최근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작년 9~10월에 비해 덜한 편"이라고 짚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시장 기대가 불안심리를 줄이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진 점도 시장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국내 요인 또한 강건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박 차장은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대외금융자산이 금융부채를 웃도는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돼 현재는 순대외금융자산이 국내총생산(GDP)의 46%에 달한다"라며 "달러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예전보다 약해졌다"고 짚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당시 원화 변동성이 컸던 반면 작년 원화 변동성 확대가 '글로벌 외환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수준'이라고도 평가했다. 대외차입여건을 나타내는 외평채 CDS프리미엄과 외화표시채권(KP)의 스프레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 달러화 수급상황도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는 판단이 나왔다. 박 차장은 "작년 원화 가치 하락이 여타 국가에 비해 큰 편에 속한 것은 거주자의 해외투자 지속, 경상수지 흑자 축소 등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하지만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간 외환스왑 등 수급안정화 대책이 마련된 데다 15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지던 무역수지도 금년 6월 이후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고 짚었다.
외환스왑,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달러화가 더 많이 들어와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박 차장은 "미국의 견조한 경제상황과 함께 연준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 등으로 당분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9~10월에 비해서는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덜하고 국내 달러화 수급상황도 나아져 환율 변동성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박 차장은 "우리나라는 순대외자산국으로 환율이 어느 정도 상승하더라도 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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