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대법원, 잇단 추문 속 사상 첫 윤리규범 채택

      2023.11.14 05:39   수정 : 2023.11.14 05: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사상최초로 13일(이하 현지시간) 윤리규범을 채택했다. 헌법재판관 역할까지 하는 미 사법시스템 정점에 있는 연방대법관 9명에게 적용되는 직무규범이 없는 가운데 잇단 스캔들이 터지자 수개월간 논의 끝에 마침내 규범이 명문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15쪽 분량의 대법관 윤리규범을 발표했다.



대부분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법관들이 따르던 규범들을 담고 있다.

대법원은 그러나 명문화된 규범이 없던 탓에 "최근 수년간 대법원의 정의에 대한 오해를 불렀다"며 규범 명문화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오해를 불식하고자 이 윤리규범을 채택했다면서 규범 대부분은 오랫동안 대법원 내에서 암묵적으로 지켜지던 행동기준이라고 밝혔다.

미 탐사고발 언론매체 프로퍼블리카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들이 올해 대법관들의 추문을 폭로하면서 대법원은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공화당이 지명한 보수성향 대법관 클라렌스 토머스 대법관의 비밀에 가려 있던 호화 휴가가 주목을 받으면서 분노가 커졌다.

토머스 대법관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기는 했지만 다른 대법관들도 크고 작은 스캔들이 불거져 대법원의 신뢰에 금이 갔다.

법원을 견제하는 유일한 세력인 의회도 대법원 윤리규정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의회는 대법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대법관 행동 강령 채택을 압박했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민주당 주도로 대법원 표준규범을 강화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지난주 상원 법사위가 댈러스 부동산 재벌 할란 크로와 법원 보수화를 압박하는 보수 네트워크 총괄자인 레너드 레오를 대법원 윤리규범 문란의 사례로 들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하려던 것을 공화당 의원들이 가까스로 막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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