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PEC 분열에도 "강력한 공동성명" 추진

      2023.11.14 13:03   수정 : 2023.11.14 13: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구촌 2곳에서 전쟁 중인 마당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 “강력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매체 민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맷 머레이 APEC 대사는 1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전쟁 중인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APEC 21개국 정상들이 해당 문제를 다루는 공동성명에 합의하겠느냐는 물음에 "정상들이 강력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확실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개막한 APEC 정상회의는 17일까지 열리며 정상들이 직접 만나는 회의는 15~17일 사이에 진행된다.

APEC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에 태국에서 모여 “APEC 국가 대부분은 우크라에서 벌어진 전쟁을 강력 규탄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당시 성명에는 전쟁 자체를 규탄하되 러시아를 직접 비난하는 내용은 빠졌다. 또한 “대부분”이라는 문구와 전쟁 상황과 제재에 대한 “다른 시각이 있다”는 구절이 들어가면서 만장일치가 아니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머레이는 "지난 몇 년간 러시아와 우크라 분쟁으로 많은 갈등이 있었다"며 "러시아는 APEC 회원국이며, 다른 많은 회원국들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확실히 다루기 어려운 이슈였지만, 지난해 정상 선언문을 발표할 수 있었고 올해도 같은 일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를 대신 파견했다.

다만 올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충돌이 추가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신도가 많은 APEC 회원국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 서방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외신들은 올해 APEC 회원국들이 공동성명을 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15일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AI)을 핵무기 관리에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가 언급됐다. 머레이는 해당 보도에 대한 질문에 "미중 간 AI 협정 관련 정보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내내 APEC 회의 전반에서 AI가 여러 방식으로 논의됐다"며 "이 분야에서 회원국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내 관심은 확실히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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