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수입차 1호 韓생산'...."직진하는 韓 전기차 거점화 전략"
2023.11.16 18:44
수정 : 2023.11.16 19:35기사원문
디자이너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CEO는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LA에서 열린 '폴스타 데이' 행사에서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SUV)인 폴스타4의 한국생산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수입차 기업이 한국에서 위탁생산을 하는 첫 사례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전기차 투자 위축기, 전기차 생산 요충지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주목하게 할 만한 빅뉴스다.
16일 자동차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전기차 투자 철회, 연기 등에 나서는 상황과 대조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추진에 이어 고급 전기차 기업 폴스타가 한국을 주요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폴스타4는 북미 시장과 한국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초기 생산 물량은 연간 약 1만대다. 수출 상황에 따라 규모를 점차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폴스타는 최근 폴스타 2에 이어 최근 폴스타3와 폴스타4를 연달아 출시, 공격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생산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도 속도감있게 전개되고 있다. 폴스타는 당초 한국 외 아시아의 다른 지역도 모색했으나, 한국의 전기차 보급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 숙련된 노동자와 세계적 배터리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 등을 이점으로 보고,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잉엔라트 CEO는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 대해 "23년간의 차량 제조 경험, 2000명의 숙련된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출항과 바로 연결되는 지리적 장점도 갖고 있다"고 했다. 실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전 세계 공장 중 품질평가 1~2위를 달리는 곳이다.
폴스타4의 한국 생산은 르노코리아를 비롯해 부산 지역 경제에도 청신호다. 내년 볼보 프레임을 활용한 신차(하이브리드카)생산을 통해 장래적으로 전기차도 생산하겠다는 르노코리아의 계획을 단축시킨 것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주목된다. 앞서 최근 폴스타와 SK온은 폴스타5(2025년 생산 예정)에 탑재될 배터리 모듈에 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폴스타4에도 한국산 배터리가 사용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전기차 생산기지화 전략도 한층 탄력을 입을 전망이다. 지난 4월 기아 화성 맞춤형 전기차(PBV)공장 설립, 기아 광명공장 전기차 라인 전환 등에 이어 이달 중순 울산에서는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이 열렸다. 국내 5대 완성차인 KG모빌리티가 전기차 배터리팩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폴스타4 위탁 생산이 더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차 생산에서 전기차로 속도감있게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전기차 미래 생산 기술의 요충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특히, 부산공장에서의 수입차 생산은 지역 활성화로 이어져 국내 경제에도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폴스타는 2017년 스웨덴 볼보자동차에서 독립한 전기차 브랜드다. 볼보차와 중국 지리홀딩스가 지분을 나눠갖고 있으며,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2021년 12월 진출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