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두아들 두고 참전, 故강윤식 일등중사 유해', 73년만에 가족 품으로
2023.11.17 15:14
수정 : 2023.11.17 15:14기사원문
6·25 한국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참전해 장렬히 전사한 고(故) 강윤식 일등중사의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7일 지난 2012년 강원도 인제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5사단 소속 강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인의 증손자 성문씨(23)는 2021년 군에 입대 뒤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알게 돼 부친과 고모에게 유전자 시료 채취 동참을 권유했고, 국유단을 이를 바탕으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와 유해 유전자를 비교·분석해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인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도 군포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손자 철진씨(54)는 "해군 부사관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아버지가 할아버지(강 일등중사) 유해를 한평생 기다리다 눈을 감았다"먀 "이제라도 찾아 다행이다. 이렇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진 꿈에도 몰랐다"고 벅찬 소회를 밝혔다.
고인의 며느리 김영자씨(79)는 "시어머니가 시아버지와 오랜 기간 함께 살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제주 선산에 묻힌 시어머니와 합장해 꿈에 그리던 해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국유단에 따르면, 1922년 9월 제주도 서귀포에서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의 부모는 고구마·보리농사를 하며 살았고, 고인은 후대가 없는 친척의 양자로 들어갔다.
1942년 결혼한 고인은 1950년 6·25전쟁 발발에 따라 그해 9월 제주에 있던 육군 제5훈련소에 자진 입대했다.
이후 5사단에 배치된 고인은 대구로 이동, 같은 해 10월엔 '영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전했다. 이후 그는 '횡성-포동리 전투'와 '태기산 전투'를 거쳐 '인제지구 전투'에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1951년 4월27일 27세 나이로 전사했다.
국유단과 육군 제12보병사단 장병 100여명은 2012년 4월 인제군 박달고지 능선 일대에서 경사면을 따라 6·25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을 하던 중 고인의 오른쪽 넙다리뼈를 수습했다.
'인제지구 전투'는 1951년 당시 중공군의 2월 공세 뒤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과정에서 캔자스선(한탄강 이남)으로 북진하던 제5사단이 소양강 일대에서 북한군 제6·12사단과 싸운 전투다.군 당국이 2000년 4월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강 일등중사까지 신원을 확인한 6·25전사자는 총 222명이 됐다.
국유단은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며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 등 때문에 방문이 어려운 유가족의 경우 대표번호로 언제든 연락하면 직접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6·25전사자 유가족(전사자의 친·외가 포함 8촌까지)은 국유단에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에 필요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가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유해 신원이 확인됐을 땐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