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美 방산시장 첫발..무인차량 '아리온스멧' 첫 현지 평가
2023.12.12 15:40
수정 : 2023.12.12 16: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레드백' 수출에 이어 세계 최대 미국 방산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 SMET)'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비교성능시험(FCT)이 14일부터 3주간 하와이 오하우섬 해병대 훈련장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무기가 미국 군 현장에서 성능시험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아리온스멧은 전투 물자 수송, 전상자 후송 지원, 위험지역 감시정찰·교전 등을 수행하는 무인 차량이다. 일종의 군용 자율주행 로봇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아리온스멧은 정해진 장소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곳까지 연료·전투식량·식수, 환자, 수리 부속품 등을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며 "이번 시험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차량 제조 및 야지 자율기동 기술 등 세계 최고 성능을 요구하는 미국 해병대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리온스멧은 지난해 10월 미 국방부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 대상 장비에 선정됐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와 FCT 사업계약을 체결했다.
FCT는 미국 국방부가 전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의 우수 기술을 평가,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과 연계하는 사업이다.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미국 국방부가 획득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무기로써 사용할 지를 정하는 것으로 미국 수출을 위한 첫 단계인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최대 시장인 미국에 무기를 수출한 경험이 없다. 다만 이달 초 미국과 동맹국인 호주와 사상 처음으로 3조원 규모의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수출 계약을 체결, 미국 시장에 한걸음 다가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시험평가에서 미국 국방부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군용 무인차량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온스멧의 아리온(ARION)은 지능형 오프로드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로봇시스템, 스멧(SMET)은 소형 다목적 장비운송차량의 영문 앞머리에서 따와 지은 것이다.
아리온스멧은 6륜 전기구동 체계의 중량 2t급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적재 중량 550㎏, 최고 속도 43km/h, 항속거리 100㎞ 이상이다. 미래전투 플랫폼으로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확장성이 특징이다.
원격 조종은 물론, 정해진 경로를 가는 자율주행, 지형을 탐색해 목적지까지 주행하는 탐색자율 등 네가지 방식으로 운용된다. 여기에 국산 원격통제사격체계(RCWS)가 장착돼 목표물 자동 추적·조준 및 기동간 사격 등 근접전투도 지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아리온스멧은 글로벌 톱티어 장비와 성능이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했다.
국내에선 아리온스멧과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가 경쟁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방위사업청이 내년 상반기에 발주하는 다목적 무인차량 도입 사업 입찰에서 승부를 겨룬다. 앞서 현대로템은 우리 군의 다목적무인차량 신속획득 시범사업에 선정, 지난 2021년 야전에서 HR-셰르파의 시범 운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