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美 가자전쟁 이후 계획 거부..."팔레스타인 당국 가자통치 반대"

      2023.12.13 02:16   수정 : 2023.12.13 02: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미, 하마스 격퇴 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 맡아야
- 네타냐후 반발, 자치정부는 테러 지원 세력
- 미, 자치정부 부패척결 등 대대적인 개혁 압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와 전쟁이 끝나고 나면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통치하에 두자는 미국의 제안을 단 칼에 잘라버렸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전쟁 이후 계획을 가로막겠다고 선언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에 못 넘겨


네타냐후는 하마스를 격퇴한 뒤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맡도록 하는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네타냐후는 성명에서 "우리 시민과 군인들이 위대한 희생을 치른 뒤에 테러리즘을 교육하고, 지지하고, 자금을 대는 이들이 가자에 들어서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하마스 테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돼 있어 가자지구를 이들에게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007년 가자지구 선거에서 패해 하마스에게 이 지역을 내주고 지금은 요르단강 서안만 지배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오슬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말한 오슬로의 실패는 1994년 오슬로협정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이스라엘과 협정을 맺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로 재출범했다. 네타냐후는 이 협정이 실수라며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미·이 이견 고조


네타냐후가 대놓고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막대한 무기와 전비를 지원하고 있는 미 행정부는 난처해졌다.

전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맡도록 하겠다는 백악관의 전후 계획이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을 피할 수 없게됐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과 미국 간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역할에 관해 '이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마스 격퇴 목표에 양국이 의견일치를 보였던 것처럼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관한 합의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스라엘 방안을 따르라는 압력으로 보인다.

자치정부 개혁 필요


미국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완전히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로한 지도부를 젊은 피로 교체하고, 선거 일정을 공표하고, 보안군 개혁이 있어야 가자지구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한 분파인 파타는 부패로 가자지구 선거에서 패해 무장정파 하마스에 통치권을 넘겨준 바 있다.

파타의 부패가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발단이 된 셈이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자치정부 개혁을 압박하기 위해 최근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논의를 진행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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