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 성공신화' 계속된다... 7년 만에 최대 실적
2023.12.14 06:00
수정 : 2023.12.14 16: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베트남에서 7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급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스크린 제품 수요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14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베트남 4개 법인은 지난 3분기 매출 176억달러(한화 약 23조2144억원), 영업이익 18억9000만달러(약 2조49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삼성전자는 △박닌 생산법인(SEV) △타이응우옌 생산법인(SEVT)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등 베트남에 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3분기 호실적은 이 중 타이응우옌 생산법인과 박닌 생산법인의 매출 증대에 기인한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플립5가 견조한 판매량을 보이며 매출과 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 타이응우옌(9억달러)과 박닌 공장(5억4000만달러)의 3분기 영업이익의 합은 14억4000만달러(약 1조8993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75%에 달한다. 이 두 공장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은 베트남에서도 최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호찌민 가전복합단지 수익은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은 직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이어갔다. 올 3분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5억달러(약 62조6620억원), 42억1000만달러(약 5조5538억원)다.
그럼에도 베트남에서 분기 기준 7년 만의 최대 실적에도 삼성전자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베트남 국회가 내년 1월부터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 도입'을 94%의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다국적기업의 소득에 대해 특정국가에서 최저 세율(15%)보다 낮은 실제 세율을 적용할 경우, 다른 국가에 그만큼 추가로 과세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그간 베트남 정부는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공식적 법인세율(20%)보다 훨씬 낮은 세율(5%)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해왔다. 베트남 당국에 따르면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기업 122곳의 세금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 기업이다.
일본 캐논은 "세금 인센티브는 베트남에서 대규모 생산을 확대하는 데 핵심적 요소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베트남 진출 외국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공장 이전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 국회에서 외국 기업 투자 이탈을 위해 최저한세로 늘어나는 세금 만큼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규모는 내년 상반기 중 시행령에서 정해질 계획"이라며 "삼성전자가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등 베트남 현지화를 이어가는 만큼, 베트남 당국도 이에 화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