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는 건설사들… 분양보증사고 올 7553억

      2023.12.13 18:13   수정 : 2023.12.13 18:13기사원문
#.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부산시 사상구의 '경보센트리안 3차' 주상복합 아파트 계약자들에게 분양보증 사고를 공지했다. 신승주택이 시행한 이 단지는 공사가 6개월 이상 중단돼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과 시장침체 여파로 분양보증 사고금액이 11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건설업계 경영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설사 부도로 인한 분양보증 사고는 더 늘어날 것이란 잿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HUG와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분양보증 사고 11건이 발생해 사고액은 75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사고액 4881억원에서 4개월도 안 돼 사고금액이 3000억원가량 가파르게 증가한 규모다. 건수·사고액 모두 금융위기 후폭풍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급락했던 지난 2012년(건수 14건·사고액 956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분양보증은 시행사·시공사 등 사업주체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HUG가 수분양자의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대신 지급하는 일종의 보험이다.

분양보증 사고는 2020년 8건이 발생했으나 2021년과 2022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1월 대구 달서구 장기동 '인터불고 라비다'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장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후 남양주 '덕소6A구역 재개발 사업', 파주 금촌역 '신일해피트리 지역주택조합', 울산 '온양발리 신일해피트리 더 루츠' 등에서 잇따라 사고가 터졌다.

또한 여수 '율촌 디아이뎀', 논산 '일구 스위트 클래스' '평택헌덕 지역주택조합', 부천 '삼협연립3차 가로주택사업', 천안 '부창구역 주택재개발', 울산 울주군 '신일 해피트리' 등에서도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보증사고 증가는 건설사 부도(금융결제원 당좌거래 정지업체)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부도처리된 건설업체는 총 13곳이다. 분양보증 사고사업장 대부분이 이들 부도 업체가 시공 및 시행했던 곳이다. 건설사들의 경영상황은 갈수록 악화되면서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스스로 사업을 접는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건수는 지난해 362개사에서 올해 12월 12일까지 530개사로 46% 급증했다.

지방 사정은 더 심각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PF 만기를 연기해도 고리의 이자로 연명하고 있는데 미입주마저 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옥석 가리기에 나서면 무너질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A, B사의 경우 각각 남양주 역세권, 수원 고등지구 등에서 낙찰받은 땅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당했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다수 중견·중소건설사는 이미 증가한 공사비와 지연된 공사기간으로 손실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지역 기반 건설사들이 대량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해 부도처리된 건설사는 최근 남명건설(시공능력 285위)을 비롯해 대창기업(109위), 신일건설(113위), 에치엔아이엔씨(133위), 대우산업개발(75위), 금강건설(578위), 국원건설(467위) 등이다.

ljb@fnnews.com 이종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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