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미 경제 연착륙 기대..."시장과 눈 높이 맞춰져"
2023.12.14 04:53
수정 : 2023.12.14 05:11기사원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추가 금리인하를 강력히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지만 내년에 금리인상이 뒤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점도표에서 내년 3회 금리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진정되고 있고, 그 바탕이 되는 미 경제 과열현상 완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마침내 연준과 시장의 눈높이가 같아졌다고 환호했다.
파월 "인플레 아직 높지만 완화됐다"
파월 의장은 FOMC 뒤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연준의 노력으로 완화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고점에서 누그러졌다"면서 특히 "이는 심각한 실업 증가 없이 이뤄졌다"고 말해 미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하강 흐름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파월 "경제성장, 4분기 급속 둔화"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하강하고 있는 배경으로 미 경제 과열이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최근 지표들은 미 경제활동이 3·4분기에 보였던 과도한 팽창에서 급격히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파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전체로는 2.5% 수준의 확장으로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파월 "경기침체 여전히 가능성 있어"
파월은 미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경제가 침체로 돌아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시장에서는) 미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 것이란 생각에는 거의 무게 중심이 실려있지 않다"면서 이같은 낙관이 과도한 것일 수 있다고 경계했다.
파월은 "내년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은 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가 지금 어떤 상황이건 (경기침체는) 늘 유의미한 확률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는 늘 현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파월은 아울러 급격한 실업 없는 2% 인플레이션 목표달성이 사실상 연착륙이 아니냐는 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결과는 보장되지 않았다. 지금은 승리를 선언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추가 금리인상 대비는 하고 있지만 가능성 낮아"
파월은 시장이 원하는 말만 하지 않았다.
파월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긴축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과도한 기대에 따른 역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주사이자,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보험성 발언이다.
그는 "(FOMC)참석자들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그 가능성마저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그는 연준이 대비돼 있다는 뜻이 추가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파월은 지금으로서는 추가 금리인상은 불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가 이제 (금리인상을) 끝냈거나 그 근처에 있다고 일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나 역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 마침내 시장과 합일
시장에서는 연준이 마침내 시장 전망과 같은 예상으로 수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 북미 글로벌자산 부문 투자 책임자 크리스텐 비털리는 이번 FOMC 주요 관전 포인트는 과연 연준의 시점이 시장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이동하느냐였다면서 이날 점도표 등은 시장의 관점과 연준의 관점이 크게 다르지 않은 지점까지 수렴했음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피벗' 경제에 역풍 될 수도
JP모건 최고글로벌전략가(CGS) 데이비드 켈리는 연준이 내년 금리인하로 방향을 트는 '피벗'이 가계대출을 늦추면서 경제에 일부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켈리는 소비자들은 금리가 더 내릴때까지 대출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주택 구입부터 자동차를 비롯한 내구재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경제와 주식시장 모두에 긍정적인 것은 맞지만 그 과도기에 일부 역풍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