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군인 뺑소니' 피해자, 결혼 두 달 된 새신랑이었다..눈물 쏟은 아내
2023.12.14 15:07
수정 : 2023.12.14 15:07기사원문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뺑소니 사고를 낸 군인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A씨(32) 아버지가 14일 피해자 조사를 받으러 온 청주 청원경찰서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아버지는 "사람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병원에라도 데려가 주지…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었다고요"라며 울부짖었다.
가족에 따르면 A씨는 청주에서 자그마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해온 자영업자이며 지난 10월 결혼한 새신랑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 인건비를 아끼려고 직접 오토바이를 타 배달에 나섰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집에 손 한번 벌리지 않았던 성실한 아들이자, 남편이었다.
사고 당일인 지난 13일 0시26분께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배달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A씨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변을 당했다.
가해자는 휴가를 나온 20대 군인 B상병. B상병은 휴가를 나와 여자친구와 술을 마신 뒤 함께 자신의 어머니 명의로 빌린 승용차를 몰고 다니다가 앞서가던 A씨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과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던 그는 사고를 내고도 A씨를 바닥에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했다.
경찰은 10시간 만에 자택에서 B씨를 검거, 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당시 B씨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수치에 미달했지만,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한 수치는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훌쩍 넘었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 기사 신고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뇌사 상태다.
잠을 자다가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처음에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들의 사고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A씨 아버지는 "평생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나요"라며 한 맺힌 절규에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달콤한 신혼생활을 기대했던 그의 아내도 눈을 뜨지 못하는 남편을 보며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내 C씨는 "프랜차이즈 창업의 꿈을 갖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며 애를 쓰던 남편이었다"라며 "집에서 남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한테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라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