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준신위, 주요 계열사 합병·분할·인수 사전검토

      2023.12.18 14:25   수정 : 2023.12.18 18: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카오의 준법 및 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집행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가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주식 대량 거래부터 합병, 분할, 인수 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개혁에 나선다.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도 "카카오엔 시간이 많지 않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준법의무 위반시 직접 조사

18일 카카오 준신위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EG빌딩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준신위는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와 연내 이사회 의결을 통해 협약사에 포함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총 6개사에 대한 준법 지원 활동을 실시하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협약계열사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현황에 대한 보고와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3개사의 준법지원인이 참석해 각 사 준법시스템 및 윤리규정 등을 보고하고 위원회와 질의응답을 했다.


김소영 준신위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카카오는 안팎으로 수많은 문제가 불거져 국민에 실망을 안겼다"며 "외형적 성장에만 치우쳐 사회에서 원하는 기준과 눈높이를 못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포함해 카카오 크루(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변화할 의지가 있다"며 “단순히 카카오의 잘못을 지적해 현재의 위기를 넘기려는 것이 아닌 카카오가 언제나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법과 내부통제의 틀을 잡는데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준신위에는 막강한 통제력이 부여됐다. 준신위는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 마련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 △준법 프로그램의 감독 및 권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감독 등을 진행하게 된다.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에 해당되는 주요 활동에는 협약사들의 △회계 처리 및 주식시장 대량 거래 △합병, 분할, 인수 등의 조직변경 및 기업공개 △내부거래 및 기타 거래 등이 포함된다. 이용자의 이익 보호 및 업계 상생과 관련해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을 경우 해당 협약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최고경영진·준법지원인 등의 준법의무 위반에 대해 이사회에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내부조사·개선안 마련 요구

특히 준신위는 협약사들의 준법 프로그램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감독하고 해당 이사회에 개선을 권고할 수도 있다.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보완 조사 및 재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이행 사항이 미흡할 경우 직접 조사도 가능하다. 이밖에 카카오의 주요 의사 결정을 관장하는 조직에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가 발생할 시 해당 행위에 대한 긴급 중단과 함께 내부조사 및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할 수 있다.


한편 정식 취임 전이나 정신아 대표 내정자는 쇄신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길 예정이다.
이날 오전 정 내정자는 김 경영쇄신위원장이 주재하는 제8차 비상경영회의가 끝난 직후 "(김 경영쇄신위원장이) 앞으로도 카카오가 좀 더 쇄신할 수 있도록 잘 해보자고 말했다"며 "쇄신 TF부터 시작해 크루(직원)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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