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파산, 정리해고...줄도산하는 美 전기 스쿠터 기업
2023.12.21 06:39
수정 : 2023.12.21 06:39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자동차와 대중교통 대체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미국과 유럽의 친환경 전기 스쿠터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있다. 한 때 시장 가치가 25억 달러(3조 2575억 원)나 됐던 미국 전기 스쿠터 대장주 버드가 파산보호 신청할 정도로 관련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전기 스쿠터 기업 '버드'는 플로리다 연방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버드의 파산 보호절차는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지난 9월에 버드를 상장 폐지한 후 시작됐다. 버드는 30일 연속으로 시가총액을 1500만 달러(195억 원)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하면서 상장 필요중분 조건을 지키지 못했다.
버드는 회생기업이 인수 의향자와 공개 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은 뒤 인수자를 확정하는 방식인 스토킹 호스 계약을 체결했다. 버드는 파산 절차를 통해 앞으로 90일에서 120일 이내에 자산 매각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버드가 파산 신청을 한 까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 감소 때문이다.
지난 2020년에 코로나19로 고객들의 이용이 중단되면서 버드는 2017년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했다. 버드는 지난 2021년 특수목적 인수 회사 합병을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하기도 했지만 주가는 폭락했다.
버드는 "파산보호 신청을 했지만 버드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버드캐나다와 버드유럽은 파산보호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와시누시 임시 CEO(최고경영자)가 파산보호 신청 후 회사의 구조조정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와시누시 CEO는 "우리의 모빌리티를 통해 자동차 사용량, 교통량,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우리의 사명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버드의 경쟁사인 마이크로모빌리티도 버드의 파산보호 신청 전날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유럽에서도 스쿠터 스타트업인 티어가 최근 직원의 22%를 정리해고 했다. 네덜란드의 전기 자전거 스타트업인 밴무프도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