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AF에 세액공제… 韓, 공급망·생산능력 확대 '잰걸음'
2023.12.25 17:44
수정 : 2023.12.25 17:44기사원문
미국이 SAF를 포함해 재생에너지산업에 3700억달러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유럽연합(EU)이 단계적으로 SAF 혼합비율을 높이는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SAF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에 국내 항공 및 정유업계도 SAF 도입을 위한 공급망 구축과 함께 생산능력 확대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다.
■美·EU, SAF 규제 강화
25일 맥킨지와 카본다이렉트,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SAF에 대해 갤런당 최대 1.7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0.45㎏인 수소에 대해 ㎏당 3달러의 생산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미국은 오는 2026년까지 재생에너지산업에 3700억달러가량의 세액공제를 제공, 2030년까지 SAF 생산량을 연간 최소 30억갤런으로 확대하고 2050년까지 100% 혼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는 내년 1월 1일부터 SAF 발전을 위한 '리퓨얼 항공 이니셔티브 지침'을 시행한다. 2025년부터 EU 27개국의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시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섞도록 했다. 이어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비율을 확대한다. SAF는 폐식용유, 폐기물 등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연료다. 현재 항공기에 주입되는 화석연료 항공유와 비교해 생산 과정에서 친환경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항공기 운행 중 탄소배출량이 최대 80% 적다.
■정유·항공업계, 사업진출 추진
주요 국가들이 정책 지원, 기준 강화를 통해 SAF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정유·항공업계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은 지난 10월 KDB산업은행,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대경오앤티 지분 100%를 인수했다. 대경오앤티는 1995년 설립된 회사로 폐자원을 기반으로 원료를 생산한다. 도축 부산물에서 나오는 동물성 지방, 폐식용유(UCO)를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항공유 등의 원료로 공급한다. SKTI는 대경오앤티 인수를 계기로 기존 원유 트레이딩에 집중되던 사업을 SAF 원료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SKTI는 지난해 10월에는 가스 액체화 기반의 SAF 기업인 인피니움에 투자(258억원)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대한항공과 총 6회의 SAF 실증운항을 했으며, 이를 토대로 안전성과 에너지 소비효율 등 SAF 성능 테스트를 했다. 이 과정에서 GS칼텍스는 국내 업계 최초로 핀란드 바이오연료 기업 네스테와 협력관계를 맺고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등 국제 품질기준을 충족한 SAF 제품을 공급받았다. 또 GS칼텍스는 바이오연료에 대한 국제 친환경제품 인증 'ISCC EU'를 취득해 원료 수급부터 제조·판매 등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10월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26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 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을 활용한 SAF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에쓰오일은 지난 2021년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바이오연료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양사는 바이오연료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생산 등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GS칼텍스와의 SAF 실증 외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종합물류기업 LX판토스와 함께 SAF 사용 확대를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SAF 공급망 확보를 위해 올해 1월 쉘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26년부터 5년간 SAF를 우선 공급받는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