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돈으로 회사 빚 갚는다... 채무상환 유상증자 2배 증가

      2023.12.28 18:28   수정 : 2023.12.28 18:28기사원문
올해 빚을 갚기 위해 유상증자를 택한 상장사들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기업의 이자 부담을 개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이 공시한 채무상환 목적의 유상증자는 모두 2조3030억원(27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2327억원) 대비 86.8% 증가한 수치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빚 상환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졌다. 올해 총 1조7835억원 채무상환용 유상증자가 있었다. 지난해(7908억원)보다 125.5%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5194억원의 채무상환 목적 유상증자가 진행됐다. 역시 전년(4418억원) 대비 7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전체 유상증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올해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총액은 14조3517억원으로 지난해(16조2307억원) 대비 11.7% 축소됐다.

빚을 갚을 목적의 유상증자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고금리의 장기화가 꼽힌다. 올해 하반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6년 만에 5%선을 돌파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조속히 대출을 상환하고 이자부담을 덜어내려는 기업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경기 불황에 실적이 부진하면서 채무 부담을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즘투자자문 홍춘욱 대표는 "국내 유상증자는 주식유통 기능까지 가지 못하고 신주 발행에 그치고 있다"며 "자금이 부족할 때 주주들에 기대어 빚을 갚은 다음에는 어떠한 보상도 없다.
구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짚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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