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 확대를

      2023.12.28 19:18   수정 : 2023.12.28 19:18기사원문
정부부채 및 가계부채가 지난 정권에서 급증했던 사실은 누구나 주지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의 부채가 177조원 증가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선 직전인 2022년 1월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5월 전까지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인사만 70여명이다.

일부 공공기관과 국민연금 투자기업의 경영진 선임에 당시 여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거나 지지선언을 한 이들의 알박이는 극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현재 공공기관이나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에 포진한 현 야권 상당한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 임기 4년차인 2025년까지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정권하에서 코드가 맞는 인사를 등용해 그들의 실력과 역량을 평가받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이전 정권은 자신들의 정치적 동지를 감사나 사외이사로 많이 선임하도록 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곳곳에 자신의 세력을 심은 권력자의 욕심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기업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탁자책임활동(스튜어드십)을 통해 경영성과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2018년 7월 10일 국민연금기금운영위원회 산하에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신설, 2020년 1월 29일 국민연금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한 이후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는 국민연금법 제102조 기금의 관리 및 운용 그리고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이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상근 전문위원 3인, 단체 추천자 3인 그리고 관계전문가 3인으로 구성한다. 수탁자책임의 주주권 행사에는 주로 배당정책, 임원보수, 주주권익 침해사안, 지속적으로 개선이 없는 사안 그리고 기후변화 또는 산업안전 관련 위험관리가 필요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위원회는 국민연금이 판단하기 곤란하거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는 사안인 경우에는 의결권 행사방향을 결정할 수 있고 기금운용본부 의결권 행사방향의 주주총회 개최 전 공개범위 결정, 위탁운용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위임 가이드라인' 검토, 의결권 행사 위임 및 회수 결정, 임원의 선임 및 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를 제외한 주주제안 그리고 공개서한 발송 등 관련 사안 결정 등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낙하산인사를 배제하고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154조 1항에 해당하는 주주제안 '임원의 임명 및 해임'에 대한 해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단서조항으로 '상법 제363조의 2·제366조에 따른 권리를 행사하거나 이를 제3자가 행사하도록 하는 것과 법 제152조에 따라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것을 포함하며, 단순히 의견을 전달하거나 대외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주주제안권을 통한 경영진 선임에 있어 단순한 의견전달이나 대외적으로 의사 표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즉 KT, KT&G, 네이버, 카카오, 카카오뱅크와 같이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주식회사의 경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해당 상장기업의 경영진 및 사외이사 선임 여부를 주주제안권으로 의견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 지나치게 늘어난 부채를 줄이고 경영의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대해진 조직을 축소하고 정치인이 아닌 전문경영인을 적극적으로 선임함으로써 기업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동시에 경영의 내실을 꾀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연금은 지분을 얼마를 보유하는 것에 상관없이 말 그대로 의결권만 행사하는 단순투자에서 주주활동을 할 수 있는 일반투자로 투자목적을 변경,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를 통해 투자한 기업에 메기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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