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홍대 500m 거리에 애플스토어…경쟁사 안방서 견제구

      2024.01.09 05:00   수정 : 2024.01.0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애플이 국내에 일곱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하면서 한국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공교롭게도 이번 애플의 개장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언팩(공개) 행사 시기와도 겹쳐 삼성전자의 텃밭인 한국에서 AI폰 등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일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애플스토어 홍대(애플 홍대)를 연다.

애플 홍대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 서울 마포구 양화로220에 위치하게 된다. 이는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삼성스토어 홍대와의 거리가 500m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 만큼, 약 1㎞ 거리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삼성 강남-애플 강남과 비슷한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최근 2년 간 한국에서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서울 강남구에 첫 애플스토어(애플 가로수길)를 선보인 애플은 2021년 2월 애플 여의도를 추가한 이후 2022년부터는 지난해까지 매년 공식 오프라인 매장을 2군데씩 확장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명동, 잠실, 강남, 홍대 등 유동인구가 많고, 그 중에서도 젊은층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 거점을 세우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MZ세대 공략에 속도를 내는 데 더해 지금까지 오픈한 매장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이 같은 애플의 행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서울 지역에서만 이미 30여개의 삼성스토어를, 전국 기준으로는 백화점 입점 매장 등을 포함하면 총 440여곳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어 삼성전자도 이 같은 애플의 전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주요국과 비교해 규모는 작겠지만, 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하고 플래그십 구매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게도 매력적일 것"이라며 "애플 입장에서 삼성 점유율이 압도적인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번 애플 홍대 개장은 삼성전자의 AI폰 공개 행사 시기와도 겹친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안방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언팩 행사를, 애플은 삼성 언팩 시기에 삼성의 텃밭인 국내에 매장을 늘리는 등 경쟁사의 안방에서 서로를 견제하는 셈이 됐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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