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뇌관 떠오른 '비주택 PF'… 잠재부실 브릿지론만 20兆
2024.01.09 17:47
수정 : 2024.01.09 17:47기사원문
9일 부동산 업계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2의 뇌관으로 떠오른 비주택 대출 잔액 중 15조~20조원 가량이 브릿지론 단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비주택 PF 가운데 공급 폭증으로 공실이 심한 물류센터·지식산업센터를 시장 불안의 주범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는 지난해 6월말 기준 비주택 PF 잔액을 50조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은행과 보험이 25조원, 증권·여전사·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경우 유동화증권을 포함하면 30조원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물류 및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PF를 적극 취급했다"며 "건설사 중에서는 대형사보다는 시공능력평가 40위~600위 중견 및 중소업체들이 시공을 주로 담당해 왔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는 비주택 PF잔액 중 미착공 PF인 브릿지론이 15조~2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착공 PF는 우발채무이다. 본 PF로 전환이 안될 경우 부실로 이어진다. 비주택 PF 가운데 상당수가 물류센터 및 지식산업센터이다. 물류센터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공급 과포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인허가 받은 수도권 물류센터의 미착공률이 2021년 17%에서 2022년 73%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100%를 기록했다.
지식산업센터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사업승인(인·허가) 이후 미착공된 전국 지식산업센터 면적은 약 1500만㎡로 기존 공급면적(2800만㎡)의 54%에 달한다.
건설사들은 도급계약을 통해 공사를 맡는데 이 과정에서 책임준공 확약을 한다. 기한 내에 건설을 마치겠다는 약속과 함께 불이행시 채무를 짊어지는 형태의 계약이다. 이 때문에 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에서 빚을 떠 안는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책임준공 확약 기준으로 준공기간을 초과해도 대주단협약을 통해 시공사의 채무인수 시점 연장을 독려하기로 했다.
다만 말 그대로 '독려'에 불과하다. 대한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지금 비주택 PF 책임준공으로 인해 다수의 중견 및 중소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