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北 탄도 미사일 옮긴 러시아 조직 직접 제재
2024.01.12 09:28
수정 : 2024.01.12 09: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러시아로 옮기는 과정에 참여한 러시아 조직들을 직접 제재했다. 북한이 제공한 미사일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모방했다고 알려진 ‘KN-23(화성-11A)’로 추정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1일(이하 현지시간)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러시아 조직 3곳과 개인 1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러시아 국영항공사인 제224 항공단과 이 항공사 수장인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미케이치크, 블라디미로프카 첨단무기 및 연구 단지(VAWARC), 아슈루크 미사일 시험장이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미 국무부는 제224 항공단의 경우 러시아 공군에서 분리된 상업용 운송 회사로 해당 기업의 화물기 2대가 지난해 11월 말 북한 탄도 미사일 관련 운송에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VAWARC 산하 시설에서는 북한 미사일 이전과 관련된 시험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무부는 이외에도 미사일 관련 화물을 운반한 러시아군 수송항공사령부 소속 항공기 4대에 대해 자산 동결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블링컨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러시아 이전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고 우크라 국민을 고통을 가중하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가 무기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제공하는 모든 지원을 계속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북러간 무기 거래에 관여하는 개인과 단체를 밝혀내고 제재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링컨은 동시에 "우리는 추가 조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놨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주요 외신들은 김정은이 푸틴에게 탄약과 무기를 제공하는 대신 인공위성 기술 등 첨단 기술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추정했다.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에스토니아 탈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100만발 이상의 탄약을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에게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받아 그 일부를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우크라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9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6일에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에 여러번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산 미사일로 우크라를 공격한다며 이를 비난했다.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대표는 증거가 없다며 미국이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 8개국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북한에서 무기 수입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는 지난 6일 북한산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잔해를 공개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보도에서 우크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일 우크라에 떨어진 탄도미사일이 KN-23으로 특정되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