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7억 초호화 해외이사회' 수사 착수...새 회장 선출 변수되나
2024.01.12 16:29
수정 : 2024.01.12 16: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이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과 관련해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홀딩스 이사 등 16명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 회장 선출 과정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차기 회장 심사를 맡은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위원들과 차기 회장 심사 대상으로 파악된 사내이사진들이 포함되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정우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및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최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5박 7일 일정의 이사회를 개최해 약 6억8000만원 가량을 집행했다. 사규에 따르면 해당 이사회 비용은 포스코홀딩스가 지불해야 하지만 이를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포스코 캐나다 법인)이 나눠 집행해 배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이사회 기간 동안 고급 호텔에서 투숙하며 초호화 식사로 1인당 약 1억원에 달하는 식비를 사용하고 도시 간 이동을 위해 전세기 및 1억원이 넘는 전세 헬기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 측은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경찰 수사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후추위 활동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작년 말 국민연금공단이 후추위를 겨냥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이번 '초호화 이사회' 논란이 겹치며 현행 후추위에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임무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구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후추위는 현재 내부 인사 7명, 외부 인사 15명 등 총 22명의 1차 후보군을 선정한 상태다.
포스코 측은 이들 22명의 면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부 인사 7명 가운데 이번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포스코홀딩스 이사가 포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경찰 수사가 올해 초 시작된 것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경찰이 차기 회장을 뽑는 시기에 맞춰 외유성 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며 후추위를 흔드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일단 포스코는 '외유성 출장인지 필요했던 출장인지', '초호화 식대 및 이동수단 비용의 과다지출' 등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당장의 후추위 활동에는 지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후추위는 오는 17일 내외부 회장 후보군 명단이 담긴 '롱 리스트'를 확정하고, 이달 말에는 심층인터뷰를 진행할 최종 후보자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면접이 마무리되면 이사회에 추천할 회장 후보 1명을 뽑고,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