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공급부족에 3년 사이 가격 3배 폭등..."더 오른다"
2024.01.13 03:35
수정 : 2024.01.13 03:35기사원문
세계 최대 우라늄 채굴업체인 카자흐스탄의 카자톰프롬(Kazatomprom)이 앞으로 2년간 우라늄 생산이 기대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자력 발전 핵심 재료인 우라늄 가격 상승세가 강화될 전망이다.
카자톰프롬은 전세계 우라늄 공급의 20% 이상을 책임지는 최대 우라늄 업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자톰프롬이 12일(이하 현지시간) 올해 우라늄 채굴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면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카자톰프롬은 우라늄 원광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데 필요한 황산 공급 부족으로 인해 올해 우라늄 생산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비관했다.
카자톰프롬은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카자톰프롬은 "올해 내내 황산 공급 제한이 지속되면 올해 새로 개발하는 우라늄 광산의 생산이 계획에 미달하게 되고, 내년에도 차질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카자톰프롬의 경고는 이미 치솟고 있는 우라늄 가격이 앞으로 더 뛸 것임을 예고한다.
우라늄 가격은 2021년부터 뛰기 시작해 3배 넘게 폭등했다.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장 정보 제공업체인 UxC에 따르면 우라늄 가격은 11일 파운드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다.
우라늄 종목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매니저 CQS 산하의 가이거카운터펀드 운영책임자 로버트 크레이퍼드는 우라늄 수급이 지금보다 더 팍팍해지면서 추가 강세장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속에 각국이 탄소배출 감축에 나서고, 이에따라 원전이 르네상스를 맞으면서 우라늄은 최근 수년간 공급이 급증했지만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
영국 EDF가 9일 원자로 4기 폐쇄를 연기하는 등 서방 각국은 원전 수명 연장에 들어갔고, 중국 등은 새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
우라늄 시장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붕괴 뒤 10년이 넘는 장기 침체를 겪었다. 원전 위험성이 재부각되면서 각국이 원전과 거리를 둿고, 이때문에 원전 연료인 우라늄 수요가 위축됐다. 그러나 이제 다시 부흥기를 맞고 있다.
가격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다.
우라늄 가격이 뛰고 있지만 그 충격으로 수요가 줄어들 일은 거의 없다.
우라늄 가격이 원자력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작기 때문이다. 원자로 건설 비용이 워낙 엄청나 원료인 우라늄 가격이 비록 3배 폭등했다고 해도 원전 전체 비용에는 큰 영향이 없다.
우라늄 가격이 폭등해도 이를 이유로 원전 가동이 위축되지는 않는다.
우라늄 가격을 끌어올리는 또 다른 배경은 헤지펀드다.
수요가 탄탄한 우라늄이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은 안정적인 가격상승을 예고하고 있고, 돈냄새를 맡은 헤지펀드들이 뛰어들면서 수요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서방 국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우라늄 가격 상승이 아니라 공급 제한 가능성이다.
카자톰프롬 등을 통해 전세계 우라늄 공급의 43%를 책임지는 세계 최대 우라늄 공급국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와 중국 영향권에 있다는 점을 서방 국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서방과 러시아, 중국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카자흐스탄의 우라늄이 서방을 옥죄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서방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영국과 미국은 우라늄 확보에 나섰다.
이번주 영국이 3억파운드(약 5000억원), 미국이 5억달러(약 6550억원)를 들여 우라늄 채굴에 나서기로 하는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