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노골적 대남 위협..美 트럼프 재선시 '대북제재 완화→핵동결' 노림수
2024.01.17 07:00
수정 : 2024.01.17 08:08기사원문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북한의 대남 무력통일에 대한 의도는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고, 지금까지도 지속해서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해왔다"며 "우리 군은 이런 점을 직시하면서 북한군의 도발과 위협에 대비해서 확고한 정신적·군사적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전원회의 이어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노골적 전쟁위협 과시
전 대변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NLL은 우리 장병들이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사수해 온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 NLL을 지키고 수호하겠다는 것은 우리 군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정은은 작년 말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그는 전날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해야 한다'라며 헌법 개정을 시사했다.
김정은은 우리의 NLL 등을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영토·영공·영해를 조금이라도 침범하면 전쟁도발로 간주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이달 5~7일 사흘 연속 서해 접경지역에서 포사격을 감행했다. 14일엔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대남 정책과 이념, 역사까지 바꾸는 노선 변경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 핵무기를 내세워 전환점 찾으려는 노림수, 노골적 적화통일 의지 드러내
이에 전문가 그룹은 북한이 외교적 실패에 이어 경제정책의 실패에 더해 최근 정권안보 유지 우려까지 겹쳐 전환점을 찾으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러를 뒷배로 핵무기를 내세워 대한민국 영토를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하면서 주권영역을 북측지역에서 남측지역으로 확대하고자 이를 헌법에 명기해 법제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의 시정연설은 한 마디로 ‘적화통일’ 의지 노골화로 압축된다"며 "이는 지속적으로 일관된 메시지라는 차원에서 그 노림수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김정은의 메시지는 자신의 야심찬 계획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상태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핵무기라는 자산을 레버리지로 삼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김정은은 경제발전을 추진했지만 처절하게 실패했고, 하노이 결렬로 외교도 실패했다"면서 "의지와 달리 정책 실패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 인민에게 변변히 내세울 것이 없었던 그는 최근 정권안보 유지 우려까지 겹치며 등 좌절감과 심리적 불안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 미 대선 겨냥 제재 완화, 핵동결·핵군축 가능성 대비 초강수
반 센터장은 "북한이 유일하게 성공한 분야는 핵 프로그램이다. 핵무력을 완성한 자신감을 등에 업고 전쟁 메시지를 이어가며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고 내부의 불만도 잠재우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대선 이후를 겨냥해 핵보유국을 노리면서 제재 완화와 핵동결·핵군축 가능성에 대비해 전쟁이라는 초강수를 던지며 협상력을 극대화시키려는 포석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는 이번 경선에서 "김정은이 자신을 좋아한다"거나 “핵무기와 다른 많은 것들을 보유한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런 메시지는 북한이 트럼프 당선시 ‘제재 완화-핵동결’ 카드가 실제로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을 갖도록 종용하는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북한이 핵보유국 등극, 핵강대국 반영 입성 등 전략적 목표를 위해서 무리수를 둔다면 어느 순간 오판으로 극한적 도발을 하거나 우발적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러한 전략적 노림수가 헛된 꿈이라는 인식을 조기에 심어주도록 핵군축 담론의 개연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한미 외교당국 간 핵군축 절대 불가, 핵사용시 김정은 정권 생존 불가 등의 공동의 메시지를 주기적으로 내놓고 국제사회와도 일관성 있는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 다부지게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