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모니터는 눈높이로…1시간마다 고개 들어 하늘 보세요

      2024.01.19 04:00   수정 : 2024.01.19 04:00기사원문
디지털 친화적인 젊은 세대는 수면시간을 제외하곤 하루종일 스마트폰과 함께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처럼 일상화된 스마트폰 사용이 자칫 목 건강을 해치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운 겨울을 맞아 실내생활이 늘어나면서 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의료진들은 목 주변 통증을 방치할 경우 척추의 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평상시 생활습관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고 18일 조언했다.

■고개 숙이는 자세 경추에 부담

'경추간판탈출증'은 흔히 목디스크라 부른다.
경추(목 부위의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조직인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거나 파열되면서 신경근 또는 척수를 압박해 목, 어깨, 등, 팔, 손가락의 통증이나 저림, 심하면 마비 증상까지 발생하는 질환이다.

목디스크는 외상에 의한 급성 손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나이가 들면서 신체 노화에 따라 추간판의 외부 섬유조직이 약해지면서 내부의 수핵이 빠져나와 발생한다. 최근에는 척추에 부담을 주는 '거북목' 자세를 오래 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목디스크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척추외과 전문의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가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석한 결과, 고개를 15도 정도로 조금만 숙여도 경추에는 12.2kg에 달하는 무게가 쏠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도에선 18.1kg, 60도로 숙였을 때는 무게가 27.2kg까지 불어났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공공연히 취하는 자세가 경추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세가 지속될 경우 목에 과도한 부담이 누적돼 목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목디스크 진단 및 치료법은

목디스크는 먼저 목과 어깨, 팔에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젓가락 사용이나 글씨 쓰기가 불편해진다. 팔의 힘이 빠지고 반신이 저리며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도 있다.

또한 경직된 목 주변 근육들이 뇌로 향하는 혈관을 수축시켜 두통과 현기증,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산소공급이 원활치 않아 이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따라서 통증과 저림, 감각 이상, 두통, 현기증 등이 반복되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자생한방병원 강도현 원장은 "목디스크 초기 증상은 근육통과 유사해 목을 움직일 때 느껴지는 뻐근함과 통증이 대표적"이라며 "자연스럽게 통증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증상이 악화될수록 다양한 신경증상을 동반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를 위해 일반 엑스레이, 영상 진단기기(CT) 등도 활용하지만, 가장 정확한 검사 방법은 자기공명영상검사(MRI)다. 그 외 보조적인 검사방법으로 근전도 검사가 도움이 된다.

수원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최종민 부장은 "목디스크 질환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부분 목부터 시작한 통증이 어깨와 등, 팔과 손까지 이어져 어깨나 손목 질환을 의심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만약 팔이나 손에 저릿저릿한 통증이나 감각의 저하가 느껴진다면 목디스크 질환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목디스크라고 해서 반드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운동과 일상생활 자세교정, 적절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미미하면 신경차단술 등 침습적인 시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척수의 압박이 있는 경우 조기에 디스크 제거 및 골유합술, 인공디스크 삽입 등의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은 척추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목디스크 예방, "일상 속 습관이 중요"

목디스크 예방에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우선 고개를 아래쪽으로 숙여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피하고 눈높이로 올린 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눈높이에서 약간 올려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직장인의 경우, 모니터의 위치가 눈높이보다 아래에 있으면, 목의 커브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나쁜 자세이므로, 모니터를 눈높이 혹은 더 높게 올린 채 일하는 것이 좋다. 또 TV나 모니터 앞에서 한 곳을 응시하지 말고 1시간마다 가볍게 목을 뒤로 젖히는 운동을 해주도록 한다. 이때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듯이 전신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실시하면 목뿐만 아니라 어깨, 허리에도 도움이 된다.
잘 때는 낮고 말랑한 베개를 사용하고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워 자는 것이 좋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하윤 교수는 "높고 딱딱한 베개는 목이 많이 구부러지게 해 목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며 "또 책상에서 업무를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등을 구부정하게 목을 앞으로 빼고 화면을 응시하는 자세는 거북목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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