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없는 패션업계...엔데믹 이후 본격경쟁 막올라

      2024.01.23 05:00   수정 : 2024.01.23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절대 강자가 없는 패션 업계가 엔데믹 이후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무신사 등 버티컬 플랫폼의 성장세도 가파르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무신사는 올해 본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카드로 내세우고 있어서 온·오프라인 경계까지 무너지며 기존 유통 대기업과의 험난한 싸움이 예상된다.



무신사, 연간 거래액 4조 돌파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은 4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무신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3가지 서비스인 무신사 스토어, 29CM, 솔드아웃에서 환불과 교환을 제외한 상품 판매액을 모두 집계한 것으로 2022년 같은 시기 연간 거래액이 3조원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증가율은 30%에 육박한다. 무신사는 2021년 연간 거래액 2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2년 3조원대, 2023년 4조원대까지 달성하며 매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무신사의 매출 고공행진은 캐주얼, 스포츠, 뷰티 등 8000여개 입점 브랜드들의 매출 성장과 더불어 오프라인 확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패션 카테고리별 전문성을 고도화하기 위해 선보인 '전문관' 서비스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오프라인 시장으로 적극 진출한 것도 고객 경험 확장과 판로 개척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유통업계 대기업들이 잇따라 온·오프라인에서 패션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서 독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쿠팡 등도 경쟁 가세

네이버는 버티컬 커머스 영역으로 패션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고, 쿠팡은 세계 최대 럭셔리 브랜드 플랫폼 '파페치'를 5억달러에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은 최근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 '네타포르테'와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 등 전략 점포에서 MZ세대 패션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을 늘리고 있다. 특히 마뗑킴을 비롯해 △디스이즈네버댓 △인사일런스 △쿠어 등 무신사에 입점돼 있으면서도 이름을 알린 브랜드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엔 고물가 상황에서 알리(Ali), 테무(Temu) 같은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 본격 침투하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시작해 글로벌 SPA 브랜드 규모까지 이른 '쉬인'도 최근 국내에서 앱 이용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 패션 시장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도 무의미해졌다. 무신사는 온라인에서의 성공을 오프라인으로 전파 중이다. 지난해 최초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인 '무신사 대구'와 '무신사 홍대'를 하반기에 잇따라 오픈했다. 또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 스토어도 2023년에만 3곳(대구 동성로, 서울 성수, 부산 서면)을 선보였다.

이처럼 패션 시장 범위를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보면 여전히 특정 기업 혹은 브랜드가 주도하는 양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온라인 쇼핑만 놓고 보더라도 통계청 기준 2022년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은 52조원에 달하는데, 업계 1위인 무신사의 점유율은 5%대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은 여전히 온라인 쇼핑 침투율이 높지 않아서 대기업들의 자본을 앞세운 M&A나 대형 투자로 언제든 시장 진입이 가능해 경쟁이 활발한 영역"이라며 "더욱이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시장도 되살아나고 있어서 무신사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기존 대형 유통업체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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