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체수요' 외화채권 인기 지속... 한은 "올해 만기 405억달러 주시"
2024.01.22 18:07
수정 : 2024.01.22 18:07기사원문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KP 발행액은 564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발행액에서 상환액(397억달러)을 제외한 순발행 규모는 167억달러로 지난 2021년(129억달러) 수치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지난해 KP 발행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아시아 채권 시장에서 KP와 경쟁 관계에 놓인 중국 외화채권이 부동산 경기부진을 이유로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중국 외화채권은 공기업(23억달러)에서 순발행됐지만 민간기업(-124억달러) 및 민간금융기관(-94억달러)에서 대규모 순상환됐다.
고지성 한은 국제국 외환건전성조사팀 과장은 "중국물은 부동산 기업 유동성 위기 등으로 투자수요가 줄어들었는데 이들의 대체수요 중 일부가 KP로 유입된 것이 KP 발행 호조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발행주체별로 보면 대기업(83억달러)과 국내 채권시장 공급부담 완화를 위해 원화채권 대신 KP를 발행한 공기업(68억달러)이 지난해 KP 순발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은행은 순발행 규모(29억달러)가 전년(91억달러)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풍부한 외화유동성에 외화대출이 감소하는 등 자금수요가 크지 않아서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수준을 상회하는 405억달러의 만기 도래가 올해 예정된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에 따라 KP 발행여건이 악화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같이 글로벌 금융여건과 KP 수급상황이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 과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과 달리 일부 기업은 발행여건 악화 시 조달비용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원화채권 발행, 스와프 수요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채권시장, 외화자금시장 등에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물 수요 회복, 국내 부동산 PF 부실 확대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신용리스크 증대 등도 KP 시장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