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현장에서 만난 尹-韓 갈등 봉합
2024.01.23 18:19
수정 : 2024.01.23 18:19기사원문
최근 대통령실과 여당은 '사천 논란'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논란 대처방식 등을 놓고 격한 갈등이 표면화됐으나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사태 이후 민생현장에서 첫 대면한 것이다. 이를 두고 양측 간 갈등 증폭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정운영의 양 수레바퀴인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민생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칫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사고현장 수습에 함께 나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함께 타고 상경하면서 자연스럽게 당정 갈등을 조기 봉합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먼저 현장을 찾은 한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에 도착, 차량에서 내리자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뒤 한 위원장의 어깨를 두들겼고, 특별한 대화 없이 함께 현장 소방 브리핑을 청취하고 신속한 복구와 재발방지책 등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 인근 상가 1층 로비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특별재난지역 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울 경우에도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현장 방문에 나선 여당과 정부 관계자들은 폭설로 인해 혼잡해진 교통상황을 고려해 모두 대통령 전용열차로 상경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대위원장은 서울역 도착 후 기자들을 만나 "저는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그게 변함이 전혀 없다. 저는 지금보다 더 최선을 다해 4월 10일에 국민의 선택을 받고 이 나라와 우리 국민들을 더 잘살게 하는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갈등 봉합 시도에 적극 화답하는 한편 이젠 민생 챙기기와 투명한 공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로써 지난 21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 당정 갈등이 촉발된 지 이틀 만에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갈등 봉합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