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설계사 확보 위한 과열경쟁, 소비자 피해 유발...건전한 경쟁으로 신뢰 회복해야"

      2024.01.28 12:00   수정 : 2024.01.28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면채널이 국내 보험모집시장을 주도하며 제판분리 등 보험회사 판매기능의 외주화가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회사 간 과열경쟁이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정책적 노력을 넘어 보험회사·플랫폼·GA 등 모집시장 참여자들의 건전한 경쟁을 토대로 보험산업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연구원(KIRI) 리포트 '2024년 보험산업 과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모집시장은 대면채널이 주도하고 있는 구조로, 보험회사는 과거 전속설계사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법인보험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채널 등 비전속채널에 대한 판매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GA의 대형화와 함께 자회사형 GA 설립이 증가하면서 GA채널이 모집시장의 핵심 판매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최근 10년 간 전속설계사는 연평균 3.7% 감소한 반면, GA소속 설계사는 4.8% 증가했다.

대면채널 중심의 모집시장에서는 대면 판매인력 확보가 회사의 성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현재 각 영업조직은 설계사 채용과 영업조직 유지에 회사의 자원을 상당 부분 배분하고 있다. 그러나 설계사 확보를 위한 과열경쟁은 영업조직 운영비용 증가로 이어져 모집시장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설계사의 잦은 이직을 유발해 부당 승환계약과 같은 불완전판매나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판매자가 여러 보험회사의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판분리 환경에서는 판매자가 중립적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중요하나,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할 제도적 기반이 취약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에서는 △플랫폼을 통한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시범운영 △부당승환 방지를 위한 보험계약 비교안내시스템 구축 및 시행 △GA채널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정책들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온라인(CM) 상품을 비교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은 후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비교안내시스템’을 통해 이미 다른 보험회사에 가입된 유사보험계약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GA업체들은 법령 준수를 포함해 충분한 위험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해당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는지 점검할 의무를 갖게 된다.

김 연구위원은 "일련의 모집제도 변화가 소비자 편익 증진과 건전한 모집시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향후 금융당국이 제도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점들을 예의주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경우 알고리즘 편향에 따른 부적합한 보험상품 추천, 개인정보보호 문제,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인한 모집시장에서의 불공정 경쟁행위 발생 여부 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비전속채널 및 GA채널 중심으로 모집시장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상품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시할 필요성 또한 언급됐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회사, 플랫폼, GA 등 모집시장 참여자들이 건전한 경쟁을 통해 보험상품과 서비스 전달 방식을 혁신함으로써 고객가치를 향상시키고 산업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격경쟁을 넘어서서 소비자들의 숨겨진 욕구를 포착, 이들의 실질적 효용을 높이기 위해 경쟁함으로써 소비자들과 장기적으로 긍정적 관계를 형성·유지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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