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일 만에 '잠수함 기지 밀집' 신포 인근 해상서 순항미사일 도발(종합2)
2024.01.28 23:36
수정 : 2024.01.29 00:46기사원문
우리 군이 28일 오전 8시쯤 신포시 동해 인근 해상에서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 지난 24일 북한이 올해 첫 순항미사일 수 발을 쏜 지 나흘 만에 도발 재개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도발이 지난 24일 발사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의 연장선이라는 관측과 함께 발사지점이 잠수함 건조 시설이 밀집한 신포조선소 인근 해상인 점으로 미루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고도화에 이어 발사 해상기반 순항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하는 건 한미일 공조에 대한 반발과 올해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 등을 겨냥해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한미 핵협의그룹(NCG)기반 확장억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북한 도발은 기본적으로 재래식 전장을 넘어 핵전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이 ‘미사일’과 ‘플랫폼’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무기체계 발전을 고도화해 왔다"며 "수중공간을 핵도발의 전장으로 이용하는 것은 핵무기 제1격 능력(First strike capability)을 완성했다고 판단한 북한이 이제는 2격 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 완성도 서두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도발은 플랫폼을 다양화하는 가운데 미사일도 탄도기반 SLBM과 순항기반 SLCM 모두를 발사할 수 있는 핵보복 제2격 능력 완성에 속도를 높여 궁극적으론 북한이 도발에 나서도 자신들은 핵 공격의 표적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게 반 센터장의 견해다.
그는 또 "북한은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순으로 고도화하고, 플랫폼은 8·24영웅함에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북한 주장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진수, 발전시키고 있는 가운데 핵추진이 탑재된 전략핵잠수함 확보를 목표로 선정해 놓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의 입장에선 제2격 능력 개발을 추진해오던 중 NCG라는 암초를 만나 NCG기반 확장억제를 약화하기 위한 셈법으로 제2격 능력 개발에 속도를 붙이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같은 의도를 저지하고 확실히 대응하기 위해서 'NCG 작전화에 속도'를 높임과 동시에 어느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확장억제 공약은 확실하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억제력을 지속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8월 24일 '북극성 1형' SLBM 시험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발사 플랫폼인 신포급 잠수함을 '8·24영웅함'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SLBM을 '북극성-3(KN-26), 북극성-4ㅅ, 북극성-5ㅅ' 순으로 고도화해 왔다. 이와 병행해 SLCM 개발을 본격화 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이른바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전략순항미사일을 수상함에서 발사했다.
한편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낮은 고도로 날고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하며 레이더에 포착이 어려워 더욱 위협적인 전력으로 평가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