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CPI 4%면 트럼프, 3.8% 이하면 바이든 승리? 물가에 달린 미 대선
2024.01.31 05:00
수정 : 2024.01.31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위한 예비 선거가 점차 치열해지면서 경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경제 중에서도 특히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 중이던 지난 2021년 3월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치솟으며 그해 6월 9.1%까지 오른 후 점차 하락세를 이어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30년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물가를 2%로 끌어내리기 위해 지난해 7월까지 금리를 11회 인상하면서 0%에서 5.25~5.5% 상승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상승이 점차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한번 올라간 식료품과 주거비, 에너지 같은 필수적인 것은 내려가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시각이 올 가을 대선의 승패를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자문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최근 공개한 미국 대선 시나리오에서 인플레이션의 방향에 따라 특히 경합주에서 유권자들의 지지표가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옥스퍼드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앞으로 물가가 계속 떨어지지만 유권자들이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의 누적 물가에 더 주목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인단수 297 대 241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식료품 가격과 주거비, 교통비, 에너지비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임금 보다 상승폭이 모두 높아 바이든에게 불리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임금 상승세가 추월을 하고는 있지만 유권자들이 실감을 해야 하나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옥스퍼드는 설명했다.
다른 시나리오에서 유권자들이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는 것을 바이든 대통령의 공으로 돌릴 경우는 두개 경합주에서 트럼프에 패하고도 선거인단 281 대 257로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유사한 시나리오에서는 유권자들이 물가 보다 실질 임금이 오르는 것에 주목할 경우 여기서도 바이든이 287 대 251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3가지 시나리오 모두 옥스퍼드가 올해 3·4분기(7~9월) 미국 물가가 현재 보다 1%p 낮은 2.4%를 가정한 것이다.
옥스퍼드는 앞으로 물가가 다시 반등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을 불리하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3.4%를 기록한 미국 소비자물가가 3·4분기에 3.8%까지 오를 경우 바이든이 간신히 이길 수는 있으나 4%까지 상승한다면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를 가져가면서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으로 전망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선거 여론 조사가 지난 2016년 미 대선때 나타났듯이 부정확했으며 경제전망 또한 여러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경기침체 발생 제기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270만개 일자리가 생기고 국내총생산(GDP)이 2.5% 성장한 사실을 최근의 예로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용시장이 견고하고 물가가 떨어진 점,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 등 자신의 경제 업적을 홍보해왔으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바이든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9%에 그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미시간대의 소비자신뢰지수에서 물가하락을 믿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나 바이든 선거 진영에 힘을 실어주며 앞으로 남은 9개월동안 경제적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야후파이낸스는 바이든의 설득 노력에도 유권자들이 트럼프 시절의 경제가 더 좋은 것으로 계속 믿는다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