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릴 땐 늦다···채권, 타이밍 투자 지양”
2024.02.01 05:00
수정 : 2024.02.01 05:00기사원문
■ “타이밍 투자? 사실상 불가능”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월 3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플라자에서 열린 ‘2024년 글로벌 주식 및 채권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자본차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찾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가령 6월에 금리를 내린다고 하면 시장은 이미 3개월 전에 이를 선반영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까지 관망하다가는 상대적으로 낮아진 성과를 받아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제 1970년대부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초 금리 인하 3개월 전에 변동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게 AB자산운용 측 분석이다.
연장선에서 유 매니저는 한국시간으로 2월 1일 새벽에 나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서도 “긍정 혹은 부정,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그보단 큰 그림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나, 그럼에도 물가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며 “실제 최근 추세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로 되돌아가고 있고, 3·4분기엔 이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와함께 “채권 시장에선 금리 조정 시기나 폭보다는 기조가 바뀌었단 사실이 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매니저는 국채, 투자등급 회사채 투자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후자 여건이 양호하다며 “발행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좋기 때문에 스프레드가 잘 늘어나지 않고, 높은 금리 수준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기등급 회사채(하이일드) 금리 역시 매력적이라고 봤다. 유 매니저는 “발행사들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금리 수준은 8% 정도로 높다”며 “다만 2022년부터 부도율이 점차 올라가고 있는 만큼 CCC등급 이하 채권 투자에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매그니피션트7, 과연 올해는?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주식시장에선 ‘펀더멘털’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이 잘 나와야 된다는 뜻이다. 지난해 주가가 아무리 올랐어도 올해 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주가 폭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매니저 판단이다.
이 매니저는 “지난해 주식시장은 ‘매그니피션트7’이 전체를 주도하는 ‘쏠림 현상’이 컸다”이라며 “올해는 (이 흐름이 완화되는) 정상화가 이뤄지며 재차 개별 종목 실적 성장에 집중하게 되고, 소외됐던 종목들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섹터로는 헬스케어를 지목했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당순이익(EPS)을 따져봤을 때 지수 성장률은 11.1%인데 비해 헬스케어 수치는 19.7%로 나왔다. 기술(16.9%), 커뮤니케이션 서비스(15.9%), 임의 소비재(13.3%) 등이 뒤를 이었다. 소재(2.9%), 리츠(3.5%), 에너지(3.7%) 등은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매니저는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 고령화가 심화되는 만큼 의료 서비스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이라며 “거시경제 변화에 덜 민감한데다, 지난해 상대 성과가 낮았기 때문에 올해 매력적 밸류에이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AB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말 기준 27개국, 54개 도시에 진출해있으며 4657명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총 운용자산(AUM)은 약 903조원으로 채권(317조원) 비중이 가장 크다. 주식(293조원), 멀티에셋(228조원) 등이 뒤를 잇는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