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사서 부업 어때?" 히타치·소니 '직원 공유' 실험

      2024.02.01 14:30   수정 : 2024.02.01 14:30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히타치제작소와 소니가 서로 직원을 주고 받는 혁신적인 인재 실험에 나선다. 젊은 사원을 상대 기업의 첨단 부문에 파견해 인재를 육성한다는 이른바 '상호 부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인력 다양성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상호 부업은 기업들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히타치와 소니는 우선 3개월간 각각 몇 명 정도를 받기로 했다. 두 회사는 정규 근무 시간 외에 일주일에 몇시간씩 상대 회사의 부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소니는 일렉트로닉스 및 반도체 등 신규 사업 분야에서, 엔지니어와 사업 기획 부문의 히타치 사원을 받기로 했다. 소니는 히타치 인력을 통해 메타버스를 사용한 서비스 외에 인공지능(AI), 이미지센서를 조합한 제품의 사업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반대로 히타치는 소니 사원에게 연구개발(R&D) 직무를 맡길 예정이다. AI와 가상 공간의 기술을 산업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부업 직원과 업무 도급 계약을 맺고 급여를 지급하게 된다. 해당 직원은 기존의 업무를 계속하면서 시간 외에 3시간 정도를 부업에 할애하게 된다. 부업 근무지에서의 성과는 본래 회사의 인사 및 처우와는 관련이 없다. 양사는 상호 부업의 효과를 보고, 4월 이후도 제도를 계속 유지할지 검토키로 했다.

양사는 상호 부업을 시작하는 이유로 직원들이 새로운 분야의 일을 경험하면서 기술과 시야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니 관계자는 "외부 인재가 활약하고 사내 혁신 창출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전통적으로 일본 기업의 인재 육성은 연수나 직장내 훈련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AI 보급으로 산업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는 어렵다는 고민이 생겼다. 상호 부업은 실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직원들의 재교육을 장려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인재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타사 파견과 비교하면 상호 부업은 본업을 계속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며 "부업은 도전의 허들이 낮고, 기업에게는 대체 인재를 확보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히타치와 소니 외에도 일본에서는 이런 상호 부업을 실시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기린홀딩스와 메이지홀딩스, 일본담배산업 등 27개사도 올해 1월부터 단계적으로 상호 부업을 시작했다.
각 참여 기업은 사내에서 부업 희망자와 희망 부서를 모집해 매칭을 진행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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