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MZ 환자 급증 "과식·과음은 금물"

      2024.02.02 06:00   수정 : 2024.02.02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4050 대표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고열량 음식과 술을 과식·과음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젊은 통풍 환자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고열량 음식과 술 많이 마시면 통풍 앓는다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이란 물질이 우리 몸속에 과다하게 너무 많이 쌓이면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을 말한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 물질이라는 뜻으로 우리가 즐겨 먹는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소변을 통해 그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 술도 요산의 전구물질인 퓨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일반적으로 통풍은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잘 먹고 술 많이 마시고 비만인 40~50대 남성에게 주로 많이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통풍을 앓는 MZ세대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전체 환자는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699명으로 약 18.3% 늘어났다. 특히 2018년 대비 2022년,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별 통풍 환자의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 48.5%, 30대 26.7%, 40대 22.6%, 60대 17.1%, 50대 6.9%, 70대 3.8% 순으로 2030 통풍 환자의 증가율 폭이 높았다.

송정수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요산 찌꺼기가 몸속에서 만들어지면 신장을 통해 몸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신장에서 이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몸속에 쌓이게 되고 이렇게 남은 요산은 요산 결정을 만들어서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게 되면서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통풍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최근 진료실을 찾은 통풍 환자 중 2030이 늘고 있는데, 젊은 층에서의 변화된 식습관과 음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치킨, 고기류 등의 배달음식과 집에서 소맥, 치맥, 하이볼, 혼술 등을 즐기면서 신체 활동은 줄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이 증가하는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열량 음식과 맥주 등 술 뿐만 아니라 과일주스나 탄산 청량음료에 들어있는 과당이 높은 음료도 혈중 요산 농도를 높여 과다하게 올려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하이볼이나 소맥(소주와 맥주), 맥사(맥주와 사이다), 막맥(막걸리와 맥주) 같은 혼합 술은 통풍 유발을 가중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하이볼, 맥사, 막맥, 소맥, 칵테일과 같은 혼합 술은 이미 알코올로 몸을 산성으로 만들어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데, 탄산과 과당까지 함유돼 혈중 요산 농도를 과다하게 높여 통풍 발작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다이어트와 심한 운동도 통풍 유발

과식과 과음 외에 의외로 통풍을 유발할 수 잇는 것으로는 다이어트와 심한 운동이 꼽힌다.

다이어트를 위해 갑자기 굶는 단식을 하면 체내 요산 농도가 떨어지더라도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심한 관절통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급격하게 오르락내리락 변화되면 통풍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

몸의 근육을 키워 몸짱이 되기 위해 운동과 함께 닭가슴살, 육류, 생선, 고단백질 등을 과잉 섭취하고,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도 통풍을 유발한다. 몸짱이 되기 위해 더 많은 닭가슴살 등 단백질만을 단독으로 섭취하면서 무리가 오는 것이다. 성인의 경우 하루 필요한 단백질은 몸무게 1kg 당 0.8~1g 정도로 하루 56~70g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단백질은 소화될 때 찌꺼기를 많이 발생시키는데 단백질만 과잉섭취하게 되면 이 단백질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요산’이라는 단백질의 찌꺼기 성분을 과다하게 생성해,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나트륨과 만나 결정화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쌓여 자가 염증반응과 통증을 유발해 ‘통풍’이 된다.

송 교수는 “너무 과격하고 심한 운동을 하면 몸속에 있는 세포가 많이 깨지면서 그 세포 안에 있는 요산이 올라가서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가 있기 때문에 너무 심한 운동은 삼가고, 고단백질 음식만 편식하는 것을 균형된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통풍은 남성에게 주로 생기지만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는 통풍의 발생율이 남성과 같은 비율로 증가한다.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폐경 전까지 몸에서 나와 요산 배출을 강력하게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에스트로겐이 나오지 않아 혈중 요산이 높아질 수 있어 60~70대 여성도 통풍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풍 환자라면 아스피린 복용에도 주의가 필요한데, 100mg 저용량 아스피린은 요산 배출을 감소시켜 혈청 요산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통풍 환자 중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의 경우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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