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코인' 통합 험로..."교환비 바꾸면 법적으로 문제된다"
2024.02.04 13:00
수정 : 2024.02.04 13: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네카오 코인' 통합 프로젝트(프로젝트 드래곤)에 '자본시장법 리스크'가 생겼다.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두 가상자산의 '교환비'가 수정되면, 자본시장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코인'으로 불리는 클레이튼과 '네이버(라인) 코인'으로 불리는 핀시아는 각 커뮤니티에 두 코인 간 통합에 대한 투표를 기존 1월26일~2월2일에서 2월8~15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핀시아 투자자들의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핀시아의 의사결정협의체(거버넌스카운슬·GC)에서 '강한 반대(No with Veto)'가 3분의 1이 나오면 통합안은 부결된다. 핀시아 투자자들은 새로운 토큰을 더 배당 받고자 현재 책정된 교환비인 1대148가 아니라 1대200이나 1대300, 1대500 등으로 요구 중이다.
그러나 교환비를 대대적으로 수정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합병 비율은 1개월 동안 거래량을 반영한 주가의 가중평균, 1주일 간 거래량을 반영한 주가의 가중평균, 최근 일의 종가를 평균을 내서 정한다.
합병 비율의 할증률도 주주 보상을 포함해 비계열사 합병의 경우 최대 30%까지만 반영할 수 있다. 1대103.6에서 1대192.4 수준에서만 수정이 가능한 셈이다. 물론 이렇게 프리미엄 부여가 될 경우 특정 주식에 대한 자본 희석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주 동의가 필수이며, 그렇기 때문에 시장가격 산술 평균을 따라가는것이 통상적이다. 이에 따르지 않으면 편향된 이익 발생 가능성에 의해 금융감독원이 합병을 승인하지 않는다.
또한 두 재단이 정하는 교환비의 변경은 시장에서 클레이와 핀시아의 급격한 가격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게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로 해석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두 블록체인 생태계 통합 과정이 기업간 합병의 법령을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는 없지만, 투자자 부호를 위한 가장 공정한 합병 규칙이라고 전한다.
코인리서치업체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상 상장 주식의 경우 합병 비율 기준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는 편"이라며 "이번 합병의 경우 과거 사례가 많지 않음에도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여겨지는 자본시장법 합병 비율 산정 기준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및 과거 주가가 그 코인의 현재와 미래가치를 반영한 상태라 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PE) 출신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가상자산도 거래소에 상장돼, 시장가가 형성돼 있는 엄연한 자산"이라며 "주식증권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차용해 합병가액을 산정하는 건 충분히 합리적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합병을 주도하는 클레이튼과 핀시아 재단 측은 투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교환비를 수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상민 클레이튼재단 이사장은 "정성적인 기준으로 토큰 교환비를 수정하는 건 시장과 규제 관점의 합리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변동성이 큰 스왑 비율 보다는 통합 관련 의사 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한 홀더들, 개발자 및 프로젝트 팀들, 거버넌스 파트너사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석 핀시아재단 이사도 "시장 가격 기반의 교환비를 수정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라며 "그리고 실제 보상을 받는다면 모든 거래소의 거래자가 아닌 실제 온체인 활동을 해서 더 큰 기여도를 증명해온 유저들에게 집중해서 보상을 주는게 더 합리적이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