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건설주 '아우성'...옥석가리기 시작됐다

      2024.02.07 16:02   수정 : 2024.02.07 16: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속에 살얼음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건설주들의 주가가 최근 반등세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투자심리 회복은 아직 묘연하지만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선투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40% 오른 1만857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다. 지난달 2일 종가(1만4210원)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30.68%에 달한다.


DL이앤씨도 2.36% 오른 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2일 장중 4만4150원까지 오르는 등 주가 반등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0월 10일 장중 저점은 2만8850원이었다.

건설주는 2022년 이후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으며 부진의 늪에 빠졌었다. 여기에 2022년 말 강원중도개발공사 기한이익상실(EOD) 사태로 신용 리스크가 대두되며 2차 낙폭이 발생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 5곳의 2022년 이후 합산 시가총액은 약 37% 하락하며 코스피지수(-13%) 대비 24%포인트 더 빠졌다. 건설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기존 0.6~0.8배 수준에서 2022년 말 0.3~0.4배 수준까지 하락했고, 지금도 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이투자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현재 건설주의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는 요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PF 부실화 우려"라며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높은 불확실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마찬가지로 건설 업황 회복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이 관심을 받은 것도 건설주의 반등을 부추겼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익 개선세가 명확하고 밸류에이션이 낮은 건설주의 경우 업종 내 아웃퍼폼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면 향후 기업가치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신규수주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 대비 81.2% 늘어나면서 매출액도 1.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DL이엔씨는 주택공급부문에서 187.6%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가이던스는 1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3% 증가할 전망이다.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은 "올해는 건설사들의 실적 반등이 가능한 지 가늠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매출과 이익 상승이 동시에 나오는 곳과 매출은 아쉬워도 이익을 회복하는 곳, 모두 침체인 곳 등으로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은 건설업계 부진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부정론이 여전하다. 실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건설업 대형사의 실적 발표 후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올해 이익 추정치가 하향됐다.


하나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건설사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부문은 매출액이 대부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돼 마진 개선이 크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도시정비로 분양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그동안의 분양 가이던스 달성율을 볼 때 달성 여부를 보수적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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