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2·4분기부터 시작된다” 한목소리 낸 글로벌 IB

      2024.02.08 14:35   수정 : 2024.02.08 14: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이 만장일치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2·4분기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움직인다는 강한 확신이 들 때까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과 함께 경제지표도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인 결과다.

■선택지 열어둔 파월에 견조한 경제지표까지
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발간한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투자은행 10곳은 피봇(통화정책 전환)이 2·4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곳 중 5곳이 2·4분기, 3곳이 3·4분기, 2곳이 4·4분기 중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고조되면서 4·4분기 전망은 사라지고 10곳 중 2곳이 1·4분기, 7곳이 2·4분기, 1곳이 3·4분기로 전망을 수정했다.
이어 지난 FOMC 직후인 이달 초부터는 1·4분기와 3·4분기 전망도 사라지고 투자은행 10곳이 만장일치로 2·4분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준의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 투자은행들의 금리인하 전망이 일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이 금리인하 시점에 관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유는 FOMC가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는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영향이다. 당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3월 회의 때까지 3월을 금리인하 시점으로 선택할 정도의 확신 수준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시장 지표에 반영된 올해 말 미 연준의 정책금리 전망치도 4.18%로, 한 달 전(3.95%)보다 높아졌다.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지표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35만명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18만명)를 상회했고 시간당 임금도 전월보다 0.6% 올라 예상치(0.3%)를 두 배가량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은 소매 판매도 지난해 12월에 전월 대비 0.6% 증가해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증가 전망(0.2%)을 넘어서는 등 소비도 탄탄한 상황이다.

■연준 이사들 “금리 인하, 서두를 이유 없어” 한목소리
연준 위원들도 발언도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연준 이사로 지명된 후 첫 공개 발언에 나선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7일(현지시간) "FOMC의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안정적으로 돌아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물가와 최대 고용이라는 2개 목표 중 물가에 집중하는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2주일 전만 해도 금리 인하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발언한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이날 양적 긴축 속도 조절에 변화가 임박하지 않았다며 입장을 다소 바꿨다. 그는 "미국 경기가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매우 지지한다"며 "현시점에서 정책변화의 실익을 따져보면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지난달 “경제활동 및 노동시장이 양호하고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서둘러 움직이거나, 급하게 금리를 인하할 이유는 없다”고 발언했다.

한편 미 연준이 2·4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은은 경제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피봇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경총 주최 행사에서 "미국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우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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